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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서영희 “칸 입성 ‘마돈나’,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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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리뷰스타=송지현 기자] 내공이 만만치 않은 여배우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칸에 입성하더니 올해 열린 제68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영화 ‘마돈나’로 또 한 번 칸 입성을 했다. 벌써 두 번째다.

제68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된 영화 ‘마돈나’에서 서영희는 간호조무사 해림 역을 맡았다. 마돈나로 불리는 의문의 여성 미나(권소현 분)의 과거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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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분위기요? 좋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서영희는 ‘마돈나’로 제68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미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칸에 입성했지만, 칸 영화제는 언제나 그녀를 기분 좋은 설렘을 느끼게 하는 그런 곳이었다.

“칸 분위기는 정말 감동스러웠어요. 박수를 쳐주시고 좋다는 평가를 해주시고 하니까 기대감도 생기더라고요. 상을 노려 볼만 하지 않냐는 극찬을 받아서 그런지 내심 수상 기대도 했었거든요.(웃음) 칸에 간 것도 엄청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인데 주변에서 수상 기대까지 높여주니까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상을 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예쁘게 꾸미고 갔어요. 근데 아쉽게 수상을 하지 못 해서 ‘마돈나’ 팀끼리 따로 쫑파티를 했어요. 저희끼리 시상식을 한 거죠. 로제와인에 샐러드, 피자, 파스타까지 먹고 즐거운 밤을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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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시나리오, 정말 마음에 들어요”

서영희는 ‘마돈나’라는 소중한 작품을 통해 배우 인생에서 두 번째 칸에 입성하게 됐다. 한 번 가기도 힘든 칸 영화제를 두 번이나 방문한 여배우가 된 것이다. 서영희는 어떻게 ‘마돈나’라는 작품을 만났을까.

“정말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어요. 시나리오에서 수정된 거 거의 없어요. 불필요한 요소 조금 빠진 거 빼고는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게 전부 영화로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해림이라는 역할이 그동안 해왔던 연기와는 조금 달랐어요. 누르는 감정이더라고요. 해보고 싶었는데 정말 잘 됐다 싶었죠”

“특히 ‘마돈나’에서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미나 역할의 권소현이 정말 연기를 잘 했어요. 이번 작품이 첫 영화인데도 우려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소현이를 보자마자 그냥 섣불리 재미로 연기를 하는 친구 같지는 않았거든요. ‘아 믿어도 되는 친구구나. 나나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역시나 정말, 엄청 잘해요. 소현이가 아니었다면 영화 ‘마돈나’가 이렇게 좋지 않았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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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절대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에요”

‘마돈나’는 칸 진출작이라는 이유로 대중들에게 ‘어려운 영화’라는 선입견 하지만 시사회에서 공개된 ‘마돈나’라는 영화는 어려운 영화와 거리가 멀었다. 서영희 역시 이러한 편견을 굉장히 안타까워했다. 촬영 현장 역시 여느 작품과 다를 바 없이 정말 유쾌했다.

“‘마돈나’에서 모든 배우가 모이는 공간이 병원이잖아요. 요한이고 그렇고 다들 뭐하고 지냈는지 안부를 묻곤 했어요. 오랜만에 만나서 농담도 하고요. 요한이가 술 마시는 장면이 잔인해보이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웃음소리가 오갔는걸요?”(웃음)

“사실 저희 영화 굉장히 쉬워요. 보면서 움직이는 감정을 쫓아가면 되는 영화라서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거든요. 게다가 결말 역시 무섭고 찜찜하지 않잖아요. 희망적으로 끝나서 나쁜 여운이 아니라 좋은 여운이 될 거 같아요”

“보고 나서 이해 안 가는 답답하지 않은 영화,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고 영화를 보고 나서 지인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 그렇게 자신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결국 좋은 영화인 거 같아요. 제가 안 본 영화라고 나쁜 건 아니지만, 봤을 때 자신 있게 소개시켜 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마돈나’ 역시 직접 오셔서 확인하셨으면 정말 좋을 거 같아요. 어렵지 않고 쉬운 영화니까요. 또 어둡지만도 않아요. 희망이 있는 영화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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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에게는 줄곧 칸 입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그 전에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참 기분 좋은 수식어이기도 하지만 늘 배우 서영희를 고민하게 만드는 단어이기도 하다.

“연기 잘한다는 말은 부담이 되는 거 같아요. 좋은 평가를 받고 좋은 반응, 기분 좋은 댓글을 보면 참 감사해요. 많은 분들도 좋게 봐주시고, 믿어주시는데, 제가 또 믿게끔 연기를 해야 되니까요. 고민이 되더라고요. 사실 연기에 대해서 친한 동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진 않아요. 선배님들한테도 ‘어떻게 그렇게 잘하세요?’라고 질문을 하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너는 어떻게 해라’라는 답을 해주진 않으세요. 대신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시죠. 저 역시 동생들한테 그런 말을 할 입장은 아니지만, 만나면 그냥 즐거운 이야기, 때로는 고민 이야기를 털어놓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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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요? 배우 아내를 안쓰러워해요”

서영희가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건 뒤에서 묵묵하게 응원해주는 가족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용한 결혼식을 치른 덕에 유부녀라는 사실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영희는 조용히 응원을 해주는 듬직한 남편과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며느리의 건강을 챙겨주는 가슴 따뜻한 시부모님을 두고 있었다.

“남편에게 영화 이야기를 하진 않아요. 내용은 알고 있지만 기사를 통해서 확인하거든요.(웃음) 전문가가 아닌지라 재미없다, 재미있다, 혹은 고생했다. 그 정도 이야기를 나눠요. 시부모님에게 정말 감사드리는 건 배려가 깊으세요.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는 며느리를 안쓰러워하시고 보양식을 챙겨주세요. 제가 다 민망할 정도로 챙겨주세요. 스트레스 받을까봐 궁금해 하지도 않으시고요. 정말 감사한 거 같아요”

서영희는 브라운관에 스크린까지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배우다. 연기 잘 하는 배우, 두 번째 칸 입성이라는 수식어에도 묵묵히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욕심이 생기는 게 무리가 아니라면 욕심을 부리고 싶을 땐 부리는 거 같아요. 베이스가 될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으면요. 읽은 후 그냥 시나리오를 덮는 게 아니라 이 역할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의심 안 가는 배우로 대중들에게 기억됐으면 좋겠고, 질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항상 익숙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네요”

<사진=민은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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