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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한복(韓服) vs. 한복(限服)
‘한복(韓服)’. 우리 옷이다. 자랑하고 뽐낼 옷이다.

지난 22일 한복이 이탈리아 밀라노의 밤을 수놓았다. ‘2015 밀라노엑스포’ 한국의 날 전야제 행사다. 한복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장소로 이만한 무대가 없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한복을 홍보했다.

지난 5월4일 역시 한복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화려하게 빛냈다. ‘2015-2016 샤넬 크루즈 컬렉션 쇼’. 패션 거장 칼 라거펠트(샤넬 수석디자이너)가 한복의 향연을 펼쳤다. 한복에 대한 오마주였다. 전세계 패션계가 한복에 주목했다.

이번엔 ‘한복(限服)’. 관념상의 옷이다. 제한 받는 옷이다. 한복(韓服)이 한복(限服)이 됐다.

지난 21일 오후 경기 파주영어마을. 한복을 입은 여성 2명을 포함한 일행 4명은 입장을 제지 당했다. 한복을 입었다는 게 이유다. 결국 입장하지 못했다. 한복동호회 회원인 이들은 이날 영어마을에 나들이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파주영어마을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다.

지난 2011년 4월12일 서울 신라호텔 뷔페식당. 유명 한복디자이너 이혜순씨는 식당 입장을 제지 당했다. 역시 한복을 입은 게 문제였다. 그 유명한 ‘한복 사건’이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공식사과문 발표와 함께 이혜순씨를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한복은 이제 일상복이 아니다. 명절, 혼사 때 등 어쩌다 입고, 그마저도 거추장스러워하는 요즘이다. ‘Out of sight, Out of mind’다. 불편해 안 입으면, 그만큼 잊혀진다. 개량화가 살 길이다. 국내의 다수 한복디자이너가 노력중이고, 라거펠트 같은 거장도 거들고 있다.

영화 ‘상의원’에서 한복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미(美) 그 자체다. 널리 알릴 옷이지, 제한할 옷이 아니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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