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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상범 기자의 알아봅시다]집밥 열풍, 점심 단골 메뉴 김치찌개를 누른 가정식 백반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점심메뉴. 매일 “뭐먹지?”를 달고 사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손쉬운 메뉴는 김치찌개였습니다. 흰 쌀밥을 찌개국물과 함께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어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이런 직장인 점심메뉴에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취업포탈 사이트 잡코리아는 직장인 2319명을 대상으로 점심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이 중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점심 메뉴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김치찌개(41.7%·복수응답)가 2위로 내려앉는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김치찌개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바로 백반(44.4%)이었죠. 

집밥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TVN 집밥 백선생 포스터

잠깐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실 수 있는데요. 김치찌개도 흰 쌀밥과 함께 먹으니까 백반의 한 종류가 아니냐는 질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말하는 백반은 요일마다 한가지 주반찬과 여러가지 부속반찬을 제공하는 가정식 백반집으로 설정했다고 잡코리아 측은 설명했습니다.

단품으로 제공돼 밥이 딸려나오는 찌개류와 여러가지 반찬류를 제공하는 백반을 구분한 것이죠.

그렇다면 백반은 어떻게 직장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바로 점심에 대한 달라진 직장인들의 자세가 주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잡코리아의 이번 조사에서 점심 메뉴 선택 기준에 대해 물었더니(복수응답, 최대 3개) ‘맛’이 응답률 80.9%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조사 당시 1위였던 ‘가격’은 80.6%를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죠.

한식전문 브랜드 비채나의 조희경 대표는 이런 현상에 대해 “한 끼를 먹어도 대충 때우는 것 보다는 제대로 된 ‘집밥’을 먹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의 변화된 식생활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조 대표는 “싱글, 자취족이 늘어나면서 외식을 하더라도 잘 차려진 집밥을 먹으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과거에는 점심이 값싸게, 빨리 먹는 끼니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업무는 물론, 일상생활의 든든한 원동력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며 잘 차려진 점심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취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아침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저녁 역시 집에 가서도 손수 밥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왕 밖에서 사먹는 점심이라도 어머니가 해주시는 집밥과 같은 가정식 백반을 원한다는 것이죠.

여기에 최근 불고 있는 먹방열풍도 제대로 된 밥을 원하는 문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점심은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휴식입니다. 하지만 이 휴식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아직 부족한 점도 많은데요. 바로 부족한 시간입니다. 취업포털 인크르투가 최근 직장인 회원 54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주어진 점심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 58.8%가 ‘아니오’라고 답을 했는데요.

일반적으로 한 시간 가량의 점심시간에 쫓기다보면 제대로 밥을 먹을 여유가 없다는 것이죠.

여기에 커피라도 한 잔 하려고치면 밥을 즐기기는 커녕, 제시간에 들어갈 걱정이 먼저 앞서죠. 1분이라도 점심시간을 넘겼다가는 상사의 눈치는 물론, 타임체크를 통해 인사고과에 반영까지 하는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 직장인들의 씁쓸한 현실입니다.

든든한 한 끼, 휴식이 되는 점심을 위해 기업들도 약간의 융통성을 통한 배려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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