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다마의 부고를 전한 일본 언론들은 ‘다마 역장, 천국행 열차 탑승’, ‘영면, 수고하셨습니다’ 등의 제목으로 애도했다. 다마가 근무하던 오사카 남쪽 와카야마(和歌山)현의 기시(貴志)역에 마련된 헌화대에는 꽃을 놓고 가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25일 철도회사 홈페이지는 추모글을 남기려는 이들로 하루종일 마비됐다.
다마는 2007년 1월부터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무인(無人)역인 기시(貴志)역 역장을 맡아왔다. 원래 역 매점 주인이 기르던 고양이였는데, 행운을 부르는 동물로 여겨지는 고양이를 역장에 임명하면 ‘손님이 모이지 않겠냐’는 기발한 발상으로 역장에임명했다. 일본인들이 모시는 신(神)중에 고양이가 있을 만큼 고양이의 위상은 남다르다. 길고양이가 한국처럼 ‘야생’의 개념이 아니라 공생하는 존재로 숭배받고 있다. 다마는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전국구슈퍼스타가 됐다. 고양이 역장 다마를 보러 관광객이 기시역으로 몰려 들었다. 도도해 보이면서도 사진 촬영에 잘 협조하는 등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사교적이어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역은 해외 관광객까지 찾아오는 명소가 됐고 현의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됐다.
회사 측은 다마에게 전용 모자와 역장실을 만들어줬고 직책도 승진을 거듭해 2013년에는 회사의 ‘2인자’인 사장대리가 됐다. 다마를 찍은 사진집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캐릭터 상품도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마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와카야마현으로부터 ‘훈공작(勳功爵·knight)’ 지위도 받았다. 프랑스의 다큐멘터리와 영화에도 출연한 다마가 역장에 취임한 이래 기시역의 연간 매출은 7%증가했고, 11억엔의 경제효과를 거뒀다.
와카야마현의 니사카 요시노부(仁坂吉伸) 지사는 “지역 관광의 수퍼스타로 국내외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끌며 와카야마현의 관광 진흥에 크게 공헌했다. 깊은 슬픔을 느끼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애도했다.
앞서 지난 24일 와카야마 전철은 회사 사장대리 겸 기시역 역장인 다마가 22일 오후 7시쯤 이와데(岩出)시의 한 동물병원에서 16세2개월의 나이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사람으로 치면 80세 정도의 나이로, 사인은 급성 심부전인 것으로 보인다고 철도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마는 죽기 전날 와카야마 전철의 고지마 미쓰노무(小嶋光信) 사장이 병문안을 오자 일어나 건강한 목소리로 ‘야옹’하고 울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회사는 다마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갔다고 슬퍼했다. 와카야마전철은 28일부터 기시역에서 고지마 사장을 장의위원장으로 회사장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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