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조 신용카드로 명품을 구입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말레이시아 국적 A(44)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위조 신용카드 31장과 부정 구입한 명품 가방 19점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5일 강남의 유명 백화점 등을 돌며 말레이시아에서 위조한 카드 40여 장으로 74차례에 걸쳐 3억4500만원 상당의 고가 수입 가방 등을 사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용한 신용카드의 정보를 몰래 빼낸 뒤 빈 카드에 넣고 위조한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외국에서 들어온 카드 위조범들은 여권까지 카드 명의에 맞춰 위조한 뒤 국내에 들어왔다.
하지만 A씨 등은 카드 정보는 그대로 넣고 명의만 자신의 본명으로 바꿔치기해 위조하는 신종 수법을 썼다.
이들은 같은 명의의 카드로 고액이 사용되고 여러 차례 승인이 거절되는 점을 수상히 여긴 카드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이들이 사용한 카드는 한도가 모자라거나 분실신고가 된 탓에 결제를 시도한 금액 중 실제 승인된 금액은 2780만원에 그쳤다.
A씨 등은 현지 조직 총책으로부터 물건 가격의 10%를 수고비로 받거나 채무를 탕감받기로 하고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입국한 뒤에는 총책으로부터 모바일 메신저로 실시간 지시를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 입국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해당 국가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비슷한 범행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gil@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