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날개 단 경매…“미술시장 호황은 호황인데”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대표 이상규)이 이달 들어 두번째 온라인 미술품 경매를 실시한다.

지난 17일 180점을 판매하며 온라인 경매 사상 최고 낙찰률인 90.5%(판매총액 4억7647만원)를 기록했던 K옥션이 3일만에 또 다시 온라인 경매를 여는 것. 게다가 최근 낙찰률 성적은 한국 미술시장의 절정기로 꼽는 2007년 낙찰률 87%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손이천 K옥션 경매사는 “미술시장이 확실히 호황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미술시장이 단색화를 테마주로 상한가를 치는 모습이다. 단색화를 필두로 근ㆍ현대 추상화 작품들, 고미술품까지 한국 미술품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옥션 136회 경매현장 사진. 조선시대 백자호가 10억5000만에 낙찰되며 이날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사진제공=서울옥션]

K옥션은 올해 들어서만 8회의 온라인 경매를 열었다. 지난 3월과 5월 홍콩에서 가진 단독 경매에서 각각 낙찰률 89%(판매총액 71억원), 89.5%(판매총액 약 116억원)를 기록했던 K옥션은 올해 들어 미술시장에서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K옥션은 이번 온라인 경매에 동양화와 고미술 섹션을 강화했다.

서울옥션(대표 이옥경ㆍ이학준)도 3월과 6월 개최한 메이저 경매에서 각각 낙찰률 87%(낙찰총액 60억원), 85%(낙찰총액 66억원)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서울옥션은 해외 쪽에서 더 ‘대박’ 기록을 세웠다. 5월 말 홍콩 경매에서 낙찰률 92%(낙찰총액 150억원)로 해외 경매 사상 최고 기록을 낸 것.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등 국내 대표적인 단색화 작가 작품들은 잇달아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은 “한국 작품에 대한 수요 열기는 해외 시장에서 더 뜨겁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도 단색화에 가려 한 때 ‘잘 나갔던’ 팝아트를 비롯한 다른 장르에 대한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의 스타’로 불렸던 작가들의 작품 가격은 불과 3~4년만에 50% 가까이 급락했다. 최근 가나아트에서 3년만에 개인전을 연 사석원 작가는 “(단색화가 대세인) 이런 시기에 내 전람회가 잘 될까 모르겠다”며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은 “경매회사들이 잘 팔리는 물건만 들고 나가니 다른 시장이 죽을 수 밖에 없다”면서 “팝아트 작품을 들고 있는 컬렉터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미술품 컬렉터로 꼽는 김순응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는 가격이 급등한 시장으로의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술시장의 가격 지표는 주식시장의 경제 선행지표와도 같다”고 말했다. 현재의 미술시장 호황이 앞으로의 호황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는 “미술 시장이 절정에 달했을 때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단색화 가격이 몇 배로 뛰었다고 이제 와서 따라가는 것은 상투잡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am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