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황금 거위 배 가른 지상파...VOD 이용률 “↓”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지난달 11일 최고 50%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상파의 VOD 이용률이 10%가량 하락했다. 매출은 이용률 하락폭을 웃도는 가격 인상폭 덕에 소폭 늘었지만, 이용률 하락세가 시간이 지날 수록 커지고 있어 조만간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다시보기(VOD) 이용 횟수는 가격인상 이후 10% 가량 줄어들었다. 40%에서 50%에 달하는 ‘공격적인’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KBS와 MBC, SBS는 지난달 11일부로 케이블TV와 IPTV를 이용한 프로그램 다시보기 가격을 HD 기준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 올렸다. 또 저화질(SD)급 프로그램 가격 역시 700원에서 1000원으로 40% 가량 인상했다. 

유례없는 인상폭 덕에 이용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일단 소폭 상승했다. 지상파들이 VOD 판매로 올린 매출은 가격 인상 이후 지금까지 약 20%가량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50%에 가까운 기록적인 인상률이 10%의 이용률 감소폭을 일단 상쇄시킨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상파 VOD의 이런 매출 증가세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용률 감소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법 다운로드에서 유료 VOD로 힘들게 끌고온 시청자들이 다시 음지로 이동하는 경향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남은 상당수 유료 시청자들 역시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외국 드라마, 소위 ‘미드’와 케이블TV들의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좀 더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1920억원에서 2013년 4084억원까지 매년 50% 이상 늘고 있던 VOD 시장에, 이번 가격 인상이 반전을 가져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청자들의 달라진 시청 패턴에 따라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실시간 채널의 시청률을, 그동안 VOD가 충실하게 보충하며 ‘황금알 낳는 거위’ 역활을 해왔지만, 소비자들의 저항을 불러올 정도로 기습적인 가격 인상이 결국 거위의 배를 갈랐다는 뜻이다.

실제 IPTV 사업자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시청자들의 저항감을 없에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기대 이하다. KT는 VOD 결제 수단을 경쟁사의 OK캐시백까지 가능토록 했고, SK브로드밴드는 지상파 VOD 시청자에게 오른 가격 폭만큼 포인트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가격이 오른 지상파의 VOD 대신, 늘어난 최신 ‘미드’나 CJ E&M의 오락 프로그램을 더 돌려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