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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뇌산업 리포트] 국민소득 3만불, 두뇌기업이 답이다
기고 - 산업부 이인호 창의산업정책관 국장

지금은 무한경쟁시대, 국경조차 의미가 없는 글로벌 경쟁시대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전략은 기존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에 맞춰 가는 ‘존속성 혁신(sustaining innovation)’ 전략이었고, 정부 정책은 선진국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지원에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 기업에 요구되는 것은 창의성이 중시되는 ‘파괴적 혁신(destructive innovation, 전혀 다른 기능을 향한 혁신)’으로, 정부 정책도 선도자(first mover)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패스트 팔로우 중심의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해 급성장했다. 이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2007년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그 후 8년째 3만 달러 단계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 중심으로 짜여 있는 이유가 크다. 이는 기획ㆍ설계 등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두뇌산업의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우리 기업이 제조업으로 덩치를 키워 왔다면 이제는 고도의 두뇌기업이 필요한 때다. 아무리 건강한 몸을 가졌더라도 머리가 비었다면 남의 하수인이나 추종자 노릇밖에 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무역수지에서 늘 적자인 것도 따지고 보면 각 분야 두뇌산업이 열세였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가 전세계 해양플랜트 31% (‘12년 219억불)를 수주하고 있으나, 설계역량 부족으로 부가가치의 절반이상이 해외로 유출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우리 기업이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플랜트인 프리루드 FLNG(50∼60억 달러)의 경우 우리 기업이 FLNG 제작(공사금액 30억2600만 달러)을 맡지만, 주요 엔지니어링 분야(공장 시설물 설계)는 프랑스 엔지니어링 업체가 한다. 이런 사례에서도 보듯이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기획․설계 역량 미흡과 고급 인력 부족 등으로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두뇌산업의 기반이 취약하고, 생산설계, 시공 등 저부가가치 영역에 강점이 있는 상황이다.

두뇌산업은 전문지식․오랜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 등이 요구되는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전통 제조업과는 달리 단기간 추격이 쉽지 않은 업종이다. 따라서 두뇌산업 전반에 대한 육성책 보다는 성장가능성이 있는 우수 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책 마련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두뇌산업 육성을 위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두뇌산업분야에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 가능한 고급 두뇌전문기업 200개를 선정하고, 기술, 인력, 자금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계획을 세웠다. 2014년에는 엔지니어링 13개사, 디자인 11개사 등 41개 전문기업을 선정한바 있다.

세유백락연후유천리마(世有伯樂然後有千里馬). 세상에는 백락(중국 주나라 때의 말 감정 전문가)이 있은 연후에야 천리마가 있게 된다는 뜻이다. 즉, 좋은 말이 있을지라도 백락이 없으면 보통의 말로 마차나 끌다가 죽게 되는 것이다.

산업정책도 백락처럼 천리마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두뇌산업육성 프로그램인 K-BrainPower(두뇌역량우수전문기업)는 백락처럼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 가능한 고급두뇌전문기업(천리마)를 발굴·육성하는 사업이다. 두뇌기업은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제조업 혁신을 지원하는 키플레이어로서, 한강의 기적을 넘어 국민소득 3만불, 4만불로 힘차게 나아가는 데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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