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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뇌산업 리포트] 기획·설계의 가치 혁신…두뇌역량기업 아이디어‘날개’달다
산업부, 올 K-Brain Power 40여개 기업 선정
엔지니어링·디자인·시스템반도체 등 5개분야
인력·기술개발·자금·브랜드화 등 다방면 지원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제조업의 눈부신 발달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제품의 가공, 조립에서 나아가 기획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간의 우수한 창의성이 발휘되는 두뇌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우수한 기획과 설계 능력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 국가들이 여러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고,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두뇌산업에 눈을 돌렸다. 세계적으로 제조업에서 ‘기획·설계-부품공급-완성품 조립’의 가치 사슬별 분업화가 진행 중이며, 이 가운데 대부분의 부가가치가 기획·설계 분야에서 생성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기획·설계 분야 강화를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기획·설계 우수 전문기업 육성에 나섰다.

#2012년 두뇌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9000억 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00억 달러 정도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기업은 극소수였다.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기술력이 취약해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국내 점유율이 약 5%, 임베디드 SW는 10%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들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는 지난해 기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제품에 대한 기획력 및 아이디어가 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요소인 기업 41곳을 두뇌역량우수전문기업(K-Brain Power)으로 선정했다. 엔지니어링, 디자인, 내장형소프트웨어(임베디드 SW),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 5개 분야다. 


선정된 주요 기업을 보면, ㈜펑션페이는 모션해석 분야 엔지니어링 설계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오비고는 세계 3대 모바일 브라우저 기업으로 차량용 웹 플랫폼 표준화에 집중하고 있다. ㈜뮈샤는 한국적인 것을 모티브로 한 독자적 쥬얼리 상품 디자인 선두업체이며, ㈜메디톡스는 세계 4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보톨리늄 독소제품(보톡스) 기업으로, 3억 달러 수준의 기술수출을 달성한 바이오 분야 선도 기업이다. 이들 기업들은 정부의 두뇌사업 지원 아래 기술개발과 전문 인력 개발에 도움을 받으면서,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 두뇌산업은 설비투자보다 전문지식과 창의성 같은 고급인력의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마이다스 아이티는 600명의 해외 전문 인력을 운용하며 110여 개국에 SW를 수출하는 세계 1위 구조해석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두뇌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향후 두뇌산업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두뇌산업의 강자들을 적극 발굴·지원하여 산업 전반을 고부가 가치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작년 두뇌역량우수전문기업 선정을 시작으로 올해도 이어갈 계획이며,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종합 지원한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으로는 △인력(설계엔지니어링 분야 해외 우수인재 채용 인건비 매칭 지원 등) △기술개발(두뇌역량우수전문기업 전용 연구개발 프로그램 신설을 위해 30억 원 지원) △자금지원(신성장동력펀드 조성, 저리 융자 지원 등) 등이다. 이번 전용 연구개발 프로그램은 선정기업 맞춤형으로, 기업이 원하는 과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자유공모 방식을 적용했고, 아이디어 위주의 평가와 평가부담 경감을 위해 개념계획서 평가방식으로 진행했다. 특히 선정기업이 해당 분야 정부연구개발을 수행할 경우 소속 참여연구원의 인건비를 현금으로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도 적용했다. 

우리나라의 두뇌산업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70% 수준이며, 기업 규모면에서도 해외 기업들과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인천대교의 경우, 시공은 삼성물산이 했지만, 구조설계는 일본, 공정관리는 영국 기업이 시행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연 매출 81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영국의 AMEC는 2만 8000명의 전문 인력을 앞세워 연 매출 7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있다. 두뇌산업은 부가가치도 높다. 제조업에서의 부가가치 생성 비율을 보면, 기획·설계가 40% 이상, 부품 공급이 10%대, 완성품 조립이 1%대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본다면 우리가 기획·설계 부분의 소프트파워 육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우리 제조업의 스마트산업 혁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디지털디자인·엔지니어링과 같은 소프트파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도 “기술개발, 인력 확보 등 두뇌전문 우수 전문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가능하게 할 소프트파워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두뇌역량우수전문기업 선정을 위한 올해 선정계획을 지난 4월에 공고했으며, 3단계 선정평가를 통해 오는 7월 말까지 약 40개 기업을 ‘15년 K-Brain Power’로 선정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고급 소프트파워 인력 2천명을 양성하고, 소프트파워 전문기업 성장 토대 마련과 중소 제조기업의 소프트파워 역량 제고 강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획·설계 분야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요구되어 단기간 추격이 어려운 업종인 만큼, 성장가능성 있는 전문기업을 제조업 혁신의 키플레이어로 육성하여, 우리 산업 전반의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하고 제조업 4강 도약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정환 기자/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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