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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업ㆍ발열체크ㆍ손세정제…신종플루 교훈 무색한 교육당국
교육부, 휴업 권고했다 재고 당부…기준하달한지 이틀만에 ‘오락가락 행보’
“감염병 발생때에만 대응해 미봉책만…체계적으로 교육하고 매뉴얼 갖춰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대한민국을 한달째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학교와 교육당국의 메뉴얼 없는 ‘오락가락’ 대응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 대응 수준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창궐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휴업을 적극 권고하고, 등교 시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학교에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비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제2ㆍ제3의 메르스가 왔을 때를 대비해 제대로 된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달 20일 메르스 첫 환진환자가 나온 이후 감염자가 급속하게 늘면서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이 고조되자 교육당국은 “현재 ‘주의’ 단계인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보다 한 단계 격상한 ‘경계’ 단계로 대처하겠다”며 각 학교에 휴업을 적극 고려했다.

지난 2일 149곳으로 시작된 휴업 학교와 유치원 수는 계속 늘었다. 10일 뒤인 지난 12일에는 20배 가까운 2903곳까지 증가했다. 학교들은 연 190일이나 되는 수업일수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부랴부랴 ‘휴업 재고’를 당부했다.

휴업 기준도 휴업 학교가 나온지 8일 만인 지난 10일에야 나왔다. 휴업 기준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지 이틀 만에 다시 휴업을 중지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오락가락 행보’는 학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휴업 기준을 뒤늦게 제시한 것은 엉뚱한 일”이라며 “교육부의 뒷북 휴업 기준 제시로 (학교 현장의)혼란만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6년 전 신종플루 발생 때에도 교육당국의 대응은 같았다. 2009년 8월 21일 5곳으로 시작한 휴업 학교는 10월 31일 528곳으로 늘었다. 두 달여 만에 100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등교 시 학생 발열 체크 ▷손 세정제ㆍ마스크 등 위생용품 구비 ▷손 씻기 등 메르스 예방 권장 사항도 신종플루 때와 크게 달라진 적이 없다.

발전이 없는 학교와 교육당국의 보건 안전 수준이 학부모의 불안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그동안 학교와 교육당국은 감염병 발생 시기에만 그때그때 대응해 미봉책만 내놓는 경우가많았다”며 “안전ㆍ보건 분야를 체계적으로 학생들에게 가르쳐 불안감을 없애고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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