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노후 전산장비 탓에 금융권 허리 휜다...지난 해 207조원 지출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최근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에서는 시스템 문제로 고객은 돈을 갚지 못하고, 직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월 중국공상은행(ICBC)은 시스템 문제로 49억 위안의 자금이체에 문제가 생겨 90개 증권회사의 고객 5만5000명에게 피해를 입혔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규제당국의 요구수준을 맞출 수 없어 최근 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ㆍ안정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JP모간체이스는 해킹으로 지난해 7600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세계 금융기관이 전산장비 노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산이 낡아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거나 쉽게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천문학적이 비용을 쓰지만, ‘유지보수’ 수준의 임시방편일 뿐 새로운 전산시스템 도입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셀런트(Celent)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전 세계 금융권이 지출한 IT 관련 비용은 1880억 달러(약 207조42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엔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큰 비중은 전체 전산비용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시스템 유지보수다. 금융전산화 역사가 오래된 유럽과 북미 금융권의 부담이 컸다.

유럽지역이 643억 달러 중 534억 달러로 유지보수 비용이 가장 많았고 비중도 가장 높았다. 북미지역도 전체 IT 비용 622억 달러 중 유지보수 비용이 452억 달러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IT 비용 703억 달러 가운데 유지보수에 들어간 돈은 498억 달러였다.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신규투자 여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최신시스템 도입이 더뎌지면서 시스템 노후화가 계속 진행되는 악순환인 셈이다.

빌 마이클스 KPMG 유럽지역 금융서비스 대표는 FT에 “(금융업계는)전 세계 어떤 분야보다 가장 많이 기술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가장 덜 혁신적인 분야가 되고 있어 역설적이다”라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