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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비도 표절논란 사과했는데... 주인공 신경숙은 안보인다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출판사 창비가 독자들에게 사과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신경숙씨 본인은 취재진과의 연락을 끊고 침묵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인으로서 공인의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창비는 18일 출판사 창비가 홈페이지를 통해 ‘신경숙 표절 논란’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창비는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과 관련하여 17일 적절치 못한 보도자료를 내보낸 점을 사과드린다. 지적된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독자들이 느끼실 심려와 실망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야 했다”고 밝혔다.

창비는 ’신경숙 표절 논란‘에 대해 “한국문학과 함께 동고동락해온 출판사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지 못한 점은 어떤 사과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태를 뼈아프게 돌아보면서 표절 문제를 제기한 분들의 충정이 헛되지 않도록,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자유롭고 생산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언제나 공론에 귀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출판사 창비가 18일 신경숙 작자의 표절논란과 관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창비는 ’신경숙 표절 논란‘에 대해 신경숙 작가와 협의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창비는 “현재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는 작가와 논의를 거쳐 독자들의 걱정과 의문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내부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후속조치를 마련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겠다. 한국문학과 창비를 걱정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저희에게 보내준 질타를 잊지 않고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고 설명했다.

창비는 신경숙씨와 내부적으로 입장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숙씨는 지난 17일 1996년작 단편 ‘전설’의 일부 표절 의혹 제기와 관련해 “표절 의혹이 제기된 대상 작품인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0)의 ‘우국’(憂國)을 알지 못한다”며 사실상 의혹을 부인했다. 신경숙씨는 ‘전설’의 출간사인 창비를 통해 전달한 입장을 통해 “오래전 (해당 작가의)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라며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또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 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작가 이응준은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신경숙의 미시마 유키오 표절‘이라는 글을 게재해 신셩숙씨의 단편소설 ’전설‘(1996)이 일본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1983)을 표절했다고 폭로했다.

이응준이 제기한 표절부분은 아래와 같다.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밤뿐만 아니라 훈련을 마치고 흙먼지투성이의 군복을 벗는 동안마저 안타까와하면서 집에 오자마자 아내를 그 자리에 쓰러뜨리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레이코도 잘 응했다.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미시마 유키오 ’우국‘)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남자는 바깥에서 돌아와 흙먼지 묻은 얼굴을 씻다가도 뭔가를 안타까워하며 서둘러 여자를 쓰러뜨리는 일이 매번이었다.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여자의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그 무르익음은 노래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가 여자에게 빨려오는 듯했다.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신경숙 ’전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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