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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구 회장 중국 ‘현장경영’…충칭 5공장 착공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정몽구(77ㆍ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 ‘현장경영’에 나선다. 중국 5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고, 현지 토종업체의 반값공세에 주춤하고 있는 위기 타개책을 찾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오는 23일 중국 충칭시에서 5공장 착공식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충칭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 회장은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 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지만 최종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하면 지난 3월 미국과 멕시코 현장을 둘러본 데 이어 올들어 두번째 해외 현장경영이다.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에 들어서는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200만㎡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 엔진공장이 27만4000㎡ 규모로 건립된다. 2018년 완공되면 중소형 차량과 중국 전략 차량을 양산한다.

현대차가 충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중국 중서부 지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인구 3000만 명에 면적이 한국의 83%에 달하는 충칭시는 두자릿수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중국 내륙 개발의 대표 거점으로 꼽힌다. 정 회장은 충칭에 공장을 세우려고 중국 정부의 요구를 반영해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4번째 공장까지 지었다.

창저우와 충칭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승용차 생산능력을 올해 179만대에서 2018년 254만대로 끌어올리게 된다. 중국 북부, 동부, 중서부를 아우르는 생산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업체들과 선두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에 정 회장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기 위한 측면도 있다.

정 회장은 기공식 행사 이후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승용), 쓰촨현대(상용) 법인장을 비롯한 현지 임원들로부터 시장 상황을 보고 받고, 필요할 경우 특단의 조치까지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ㆍ기아차는 독일 폴크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함께 중국 시장 점유율 3위 업체다. 그러나 최근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맹공과 중국 로컬업체의 반값공세로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

실제로 현대차의 5월 판매량이 8만22대로 전년동기대비 12.1% 감소했다. 기아차도 5.9% 줄어든 4만9005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중국 시장점유율도 10%대 수성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10.4%을 보였던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8.8(1월)→9.9%(2월)→10.1%(3월)→10.0%(4월)로 두자릿수를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다.

이는 중국 토종업체의 약진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36% 급팽창한 중국 SUV 시장에서 토종업체는 점유율 55.1%로 이미 외국계를 따돌렸다. 지난 1분기 중국 SUV 시장에서 판매된 상위 10대 차종 중 중국 토종 브랜드 모델은 7개나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 SUV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반해 현대기아차의 차량 라인업이 SUV보다 세단에 치중돼 있는 것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쟁업체의 중국 공략은 더욱 강화됐다.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글로벌 메이커들은 일제히 차량 가격을 낮추면서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5월 들어 GM과 폴크스바겐, 포드, 혼다 등이 주요 차종의 가격을 6~7% 내렸다. 특히 엔저 훈풍에 가격하락 여지가 큰 혼다와 도요타는 지난달 판매량에서 각각 32.3%, 13.3% 증가세를 보였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역성장이 지속되면서 구조적으로 경쟁력 훼손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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