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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한달] 텅빈 동네 소아과ㆍ내과…위기의 1차 의료기관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서울시 강북구에 사는 김모(43) 씨는 언론에서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이후 딱 한번을 제외하고는 동네 소아과를 방문하지 않고 있다. 평소 7살짜리와 3살짜리 아들이 기관지가 약해 이틀에 한번 꼴로 동네소아과를 찾앗지만 메르스 감염우려로 발걸음도 안하고 있다.

김 씨 자신도 소화불량과 빈혈이 있어 자주 찾던 내과도 안가고 있다.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기 때문이다. 대신 김 씨는 인터넷을 통해 기관지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과 빈혈에 좋다는 한방약재를 지인을 통해 구입해 먹고 있다.


[사진출처=123RF]

우리동네의 건강을 책임지는 1차의료기관들이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있다. 의료계는 피부과ㆍ 소아과 ㆍ내과 등 진료과를 불문하고 대규모 예약취소는 물론 아예 발걸음도 안하는 동네주민들로 인해 잠정휴업 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강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우리 병원은 3명의 전문의가 있는데 평소 같으면 평일은 물론 주말도 거의 쉬지도 못하고 돌아가면서 근무할 만큼 동네 아이들이 붐볐었다”며 “요즘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엄마들이 거의 발길을 끊어서 병원 운영조차 힘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박모(52) 원장은 “이 동네에서 내과를 20년 가까이해서 동네주민들이 누가 어떤 질환을 갖고 있는지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동네주민들의 발걸음이 뜸해져도 너무 뜸해졌다”며 “이번 사태가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당분간 예전처럼 동네주민들이 병원을 편하게 찾아오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인근 재활의학과의 한 원장은 “우리 병원은 주로 물리치료를 중심으로 환자들이 고정적으로 오시는데 요즈음은 거의 오는 분들이 없다”며 “메르스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진료과도 이처럼 직격탄을 맞으니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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