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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해주세요!] ‘프로듀사’ 막내작가 김다정, 누구를 위한 캐릭터인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프로듀사’에는 캐스팅 당시부터 화제를 낳았던 이름난 스타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는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한 만큼 갖가지 직군이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 독특한 캐릭터가 하나 나온다.

음악방송 프로그램인 ‘뮤직뱅크’의 막내작가 김다정(김선아 분)이다. 잘 하는 건 메인PD 무시하기,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고 남자들 홀리기다. 심지어 아이돌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절친이고 승리와 카톡을 주고받는 사이다.

김다정 역할을 소화하는 연기자 김선아는 낯선 얼굴이지만 ‘프로듀사’를 통해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다. 분량이 적지 않다. 일단 드라마 초반부터 웃음기는 걷어낸 무표정으로 메인PD를 소 닭 보듯 하는 과장된 모습부터 인상적이었다.열정페이만 손에 쥔 채 현장에서 구르기를 반복하는, 방송국 계급도의 최하위 계층인 현실 속 막내작가와는 사뭇 다르다. 드라마는 이 캐릭터를 우월한 유전자로 그린다. 훤칠한 키, S라인 몸매, 화려한 옷차림으로 방송국 남자PD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주인공이다. 


급기야 지난 6일 예능국 체육대회 편은 김다정을 위한 단독 시간이 마련됐다. 몸매를 드러내는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야구 시구를 하듯 다리를 180도로 들어올리며 피구를 하는 모습이 몇 분간 잡히고, 남자PD들의 열광을 이어붙였다. 김다정은 자신의 무기를 잘 활용할 줄 아는 캐릭터다. 패션의 완성은 몸이라고 증명하듯 옷차림 하나만으로도 남성들의 호의를 얻는다. 메인PD 탁예진은 막내작가의 옷차림과 업무태도 등에 잔소리를 하기도 하나, 김다정 캐릭터가 이 안에서 중심을 잡아가는 다른 인물들과 긴밀하게 엮일 일은 굳이 없다. 몸으로 매력을 발산하는 막내작가 캐릭터라는 설정이 없어도 드라마는 잘 굴러간다는 이야기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모두 다 특별한 존재이유를 가지고 태어날 필요는 없다. 굳이 중심역할을 하지 않아도, 등장 자체에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할지라도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또한 많은 드라마에는 캐릭터만큼이나 여배우들의 몸매만 부각시키는 불필요한 장면들이 상당히 많이 개입된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상류사회’에서 굳이 걸그룹 출신 유이가 ‘위아래’의 춤을 추는 장면도 그랬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쓸데없이 호텔 수영장신이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김다정 역시 TV드라마에서 익히 봐왔던 스토리와는 무관하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서의 캐릭터인 셈이다. 심지어 100% 리얼을 표방했으면서 지나치게 왜곡한 현실과는 동 떨어진 그런 캐릭터. 그러면서도 매력 발산이 확실해 “막내작가 때문에 본다”는 시청자 반응을 끌어내는 신스틸러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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