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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축수업·자진결석·조퇴…여전히 겉도는 학교
면학분위기 안잡혀 수업 부실…조기 귀가 학생들은 PC방으로


“수동적인 휴업보다 능동적인 방역으로 메르스에 맞서겠다”는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일선 학교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겉돌고 있는 모양새다.

학생을 빨리 집에 보내기 위해 단축수업을 하고 있는 곳이 상당수인데다, 메르스 감염을 걱정한 학부모들이 자녀를 결석 또는 조퇴시키면서 면학 분위기가 잡히지 않아 학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일부 학교들은 오전 수업만 진행하거나, 중학교는 45→40분, 고교는 50→40~45분으로 수업시간을 5~10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단축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무더운 데다 피곤하면 면역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빨리 귀가시켜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로, 주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의 경우 상당수 학생이 PC방, 노래방 등으로 직행해 단축수업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시ㆍ도와 시ㆍ도 교육청이 PC방 등에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 비치, 규칙적 환기 실시 등을 계도하고 있지만,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메르스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 양천구의 한 학부모는 “아들 또래인 초등학생들이 단축수업 뒤에도 PC방을 가거나 놀이터 등에서 노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지역사회 감염’이 없다고 하지만,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단축수업을 하더라도 수업일수와 과목별 수업시수를 채워야 하는데, 수업시간이 짧다 보니 수업이 부실해질 수 있는 점도 학교와 교사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수업시간을 5분만 줄인다고 하지만 가끔씩 진도 때문에 버거운 경우가 있다”며 “솔직히 수업일수와 시수에 얽매이는 느낌이 있다”고 털어놨다.

더욱이 일부 학부모가 자녀를 결석 또는 조퇴시키는 것도 학교의 고민이다. 휴업 학교가 가장 많은 경기 지역의 경우 지난 16일에만 1534명이 자진 결석했다.

일부 학부모는 직접 학교로 찾아와 자녀를 조퇴시키기도 했다.

특히 지난 16일 교육당국이 “발열 등 의심 증세가 있으면 학교를 안 나와도 출석 처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자진 결석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고양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어제(16일)도 우리 학년에서만 3~4명에 조퇴해 아이들 분위기가 이상했다”며 “학교가 안정을 되찾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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