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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공포, 청년 채용시장까지 덮치다
대기업 면접·채용행사 잇단 연기
“밤잠 설치며 준비했는데…” 한숨
전역장교 외출 막혀 면접 불발
스펙 위한 해외현장실습도 취소


“면접을 앞두고 마음 졸이다가 밤잠을 설친 게 몇 번인지 몰라요. 이번 주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버텼는데 또 다시 연기됐어요. 벌써 두번째입니다.”

국내 모 대기업 2차 면접을 기다리는 취업준비생 김지훈(29ㆍ가명)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없이 탈락의 고배를 마신 김씨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 여기며 면접을 기다렸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메르스가 발목을 잡았다.

김씨는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면접이 연기가 됐다”며 “이러다 나중에 면접 일정이 겹치기라도 하면 기회를 날리는 게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메르스 감염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며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겼던 청년층에까지 불안감이 확산됐다.

하지만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사상최악의 취업난에 직면한 구직자들에게는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줄줄이 미뤄지는 채용 일정이 더 공포로 다가온다. 가뜩이나 꽁꽁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메르스 여파로 면접과 채용행사가 줄줄이 미뤄지면서 청년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LG 일부 계열사, 빙그레 등이 채용 면접을 연기했다.

삼성 에스원과 코레일은 필기시험을 각각 25일과 27일로 미뤘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취업박람회를 일정을 줄줄이 취소했다.

경기도 고양시가 오는 24일 예정이던 ‘청년드림잡페어’를 취소한 것을 비롯해 대전광역시와 서울 동작구 등이 예정된 취업박람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취업시장까지 미친 메르스 후폭풍에 취업준비생들은 말그대로 울상이다. 최모(26ㆍ여) 씨는 “메르스를 핑계로 아예 신입사원을 뽑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 건 더 견디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메르스로 인해 면접을 보지 못하는 일도 생겼다.

최근 열린 S기업의 대졸 및 전역ㆍ전역예정 장교 모집 공채 1차 면접에서는 강원지역 군부대가 메르스를 이유로 장교들을 부대밖으로 보내주지 않아 대거 불참 사태가 빚어졌다.

대학생들도 메르스 여파로 ‘스펙 쌓기’에 지장을 받고 있다. 대학교 3학년 송모 씨는 “학교 해외 봉사에 선발돼 이번 방학 때 가기로 돼 있었다”며 “봉사를 다녀와선 병원 현장실습을 갈 계획이었는데 둘 다 메르스 때문에 취소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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