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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은 영원한 젊음”…아이같은 순수함 화폭에
한국서 아시아 첫 전시회…佛 아티스트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
“추구하는 예술·패션속의 색깔
한국 전통 오방색과 닮아 영감”

“예술은 대중에게 가까이 가야
서울에 아틀리에도 갖고 싶어”



빨강, 파랑, 하양….

프랑스 국기의 삼색과 알록달록한 무지개가 화폭에 담겼다. 생동감 넘치는 붓질의 주인공은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65)이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아티스트 까스텔바작은 우리에게 패션 디자이너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까스텔바작이 아시아 최초 전시를 한국에서 열었다.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미술가로서다. 그동안 한번도 세상에 공개한 적 없는 1990년대 회화 작품을 포함,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그린 신작까지 총 100여점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지난 3월 골프웨어 ‘까스텔바작’을 론칭한 패션그룹형지(회장 최병오)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까스텔바작은 프랑스에서 1000년 동안 대를 이어온 군인 귀족 가문 출신이다. 군인이 되기를 꿈꿨으나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아티스트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프랑스 에꼴드보자르와 고블랑에서 각각 미술과 패션을 전공했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까스텔바작은 프랑스에서 장 폴 고티에와 비견된다. 그런 그가 최근 들어 다시 미술가로서 주목받고 있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프롤레타리아 운동이 절정이었던 1960~70년대 역차별과 함께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고민해왔다. 이후 1990년대 이혼이라는 개인적 아픔을 겪으면서부터 그림도 어두워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그렸던 그의 그림들은 현재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팝아트와 신표현주의, 펑크와 초현실주의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자신만의 강렬한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까스텔바작은 지금은 세상을 떠난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 등과 교류하며 예술에 대한 영감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까스텔바작이 그의 친구였던 키스 해링을 그린 초상화 1점이 전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서울에서 3일 동안 레지던시 작업을 통해 그린 대형 신작 2점과 소품들도 함께 나왔다. 가로, 세로 5m에 달하는 초대형 캔버스 작업도 이번 전시를 위해 선보였다. 최근 작품들은 밝고 경쾌해졌다.

전시는 12일부터 26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다. 특히 전시장 3층은 계단부터 복도까지 흰색 벽면에 드로잉 작업을 했다. 이른바 장소 특정적(Site-specific) 페인팅이다. 키치적이면서도 어린 아이 장난 같은 순수함이 묻어난다. “예술은 영원한 젊음”이라고 말하는 작가, 까스텔바작의 감수성 그대로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나.

-1980년대 초부터 서울을 종종 방문해왔다. 내게 서울은 매우 가깝게 느껴졌다. 서울에서는 내가 추구하는 예술과 패션 사이의 다리를 놓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예술과 패션, 두 세계는 일관적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색깔이다. 놀라운 것은 그 색깔이 한국 전통의 오방색과 매우 닮았다는 점이다.

▶작품에서 나타난 이미지들이 서울과 어떤 연관이 있나.

-5일 전 서울에 도착해 알베르라는 카페에서 레지던시를 시작했다. 기획팀에게 물었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크기의 자취방에서 생활을 하는지. 보통 대학생들이 25㎡ 방에서 생활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만한 크기의 캔버스를 주문했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내가 그들의 방에 들어가서 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에 아틀리에를 갖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술의 상업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키스 해링이 말했었다. 대중화하지 못한 예술은 예술로 보지 않는다고. 예술은 몇몇 돈 많은 컬렉터의 소유물이 아니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일환으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팝 바이러스(Pop virus)’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팝적인 것으로) 전 세계를 감염시킨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좀 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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