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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 불안하지만…”곳곳 일상 되찾다
대부분 학교 다시 정상 수업…교사들 교문앞 손소독 분주
일부 학부모는 여전히 불안감…군장병 휴가도 정상화
영화 관람객도 3주전 수준 회복…메르스 공포 딛고 속속 일상 복귀



“이리 오세요. 그냥 들어가면 안 돼. 손 소독하자. 두손 다 내밀어야지. 자, 양손 비비세요.”

메르스로 휴업 조치가 내려졌던 전국의 2463개 유치원과 학교가 15일부터 정상 수업에 들어갔다.

교사, 학생 모두 일상을 되찾고 있지만 확산 일로를 벗지 못하고 있는 메르스 때문에 학교와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휴업을 했다가 15일 오전 정상 수업을 재개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서울 서초구의 방배초등학교. 일주일만에 휴업을 마친 후 첫 등굣길에선 활기참과 긴장감이 동시에 엿보였다.


이날 오전 8시15분 교문에서 교직원들은 학생 1000여명과 교직원 9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손 소독과 체온 검사를 실시했다.

학생들은 이런 풍경이 낯설다는 표정이면서도 오래만에 친구들을 만나 좋은지 들뜬 모습을 보였다.

5학년 송지성(11) 군은 “집에서만 지내는 동안 친구들도 못 만나고 기분이 가라앉았었다”며 “오랜만에 학교에 왔는데 선생님들이 다 나와서 소독을 해 줘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마음은 아직도 좌불안석이었다.

학교 결정에 따라 일단 아이들을 등교시키긴 해도 아직 메르스 위험이 잦아들지 않은 터라 마음이 썩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2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이주연(41) 어머니는 “주말이 지나면 메르스 사태가 좀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계속 안좋은 뉴스가 나와서 아직 학교를 보내기엔 불안하다”며 “지난 5일 휴업하는 동안 남편과 번갈아 휴가를 내면서 아이를 집에서 보살폈는데, 좀 힘들더라도 차라리 더 데리고 있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진앙지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 인근 대왕초등학교도 이날부터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이 학교 1학년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은 학교 간다니까 좋아하는데, 솔직히 엄마 입장에선 보내놓고도 불안하다”며 “엄마들끼리 얘기해봐도 확산세가 잠잠해질때까지 휴업을 조금 더 연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삼성서울병원과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불안한 면이 있지만 아이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등교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메르스로 인해 중지됐던 군 장병 휴가와 외출ㆍ외박도 정상화됐다.

국방부는 “전날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각 군에 하달했다”고 밝혔다. 메르스 여파로 국민 불안감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지역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경제살리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다만 메르스 환자의 상당수가 발생한 경기 평택 등의 부대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ㆍ조사 청원휴가와 전역 전 휴가만 허용하기로 했다.

시민들도 점차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영화관 관객 수도 3주 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을 살펴보면 주말인 12~14일 극장가 전체 관객 수는 219만2532명으로 3주 전 주말 관객 수(240만741명)에 조금 못 미쳤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155만122명이 극장가를 찾은 것과 비교했을 때 급격히 증가한 셈이다.

그 동안 불안한 마음에 미루거나 축소했던 경ㆍ조사도 정상적으로 진행하자는 분위기다.

주말에 큰아버지 팔순잔치에 다녀왔다는 직장인 하모(39) 씨는 “한 번 미루긴 했는데, 굳이 메르스 때문에 또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강행했다”면서 “실제로 별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7ㆍ여) 씨도 “주말에 지인 결혼식이 있었는데 메르스 때문에 한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어서 놀랐다”고 했다. 이어 김 씨는 “마스크 끼고 손도 자주 씻으면 굳이 외출까지 기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경원ㆍ박혜림ㆍ배두헌ㆍ이세진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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