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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엇 ‘숨겨둔 발톱’ 드러낼까
12일이후 지분 추가매입 주목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발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12일 이후 꺼내들 새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지분 추가 매입이 가능한 12일을 기점으로 엘리엇의 속내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합병을 막기 위해 가처분소송을 두차례 제기하는 등 강공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대관심사는 엘리엇의 지분 추가 매입 여부다. 엘리엇은 자본시장법상 ‘냉각기간’을 적용받았다. 지난 4일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매입을 공시했기 때문에 5거래일(11일까지)동안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 없었다.

시장은 냉각기간이 끝나는 12일 이후 추가로 지분을 사들이거나 우호세력의 지분 매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때 매입한 주식은 7월17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는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엘리엇이 2차 임시주총을 소집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 경우 12일 이후 추가 매입한 지분에 대한 의결권이 발생한다. 3%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는 임시주총을 소집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엘리엇이 12일 이후 다시 삼성물산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인다면 이는 삼성그룹과의 장기전에 돌입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다. 엘리엇이 합병반대로 그치는 게 아니라 합병 이후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노린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설명이다. 엘리엇이 단기투자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거듭 내비친 만큼 12일 이후 삼성물산을 대규모 매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셈법도 복잡해진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삼성에 버금가는 지분을 취득한 이후 새로 소집된 임시주총에서 ▷이사 해임안 ▷중간 배당 ▷순환출자 즉각 해소 ▷자산 양수도(삼성전자, 삼성SDS 지분 매각) 등을 제시하거나 17일 합병주총 이후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면 합병이 성사돼도 삼성에는 큰 시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버린사태와 유사하게 흐른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지난 2003∼2004년 소버린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진 후보 추천과 정관 개정, 계열사 청산, 경영진 교체,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하면서 경영간섭을 시도했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은 가처분 소송이나 임시주총 표대결에서 승산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수를 뒀는데 이는 본게임에 앞선 명분쌓기와 여론몰이의 일환”이라면서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하거나 투자자와 국가간 소송(ISD), 외국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는 등 다양한 카드로 장기전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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