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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로 반토막·메르스로 또 반토막…상처입은 6·15
남측 행사도 대폭 축소
남북 정상이 분단 이후 최초로 손을 맞잡고 한반도 화해ㆍ협력의 시대를 선언했던 6ㆍ15 남북공동선언이 15주년을 맞이했지만 흘러간 세월의 더께에 빛을 잃고 있다.

2008년 금강산 이후 7년만에 개최될 것으로 기대됐던 6ㆍ15 남북공동행사는 끝내 무산됐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남측의 기념행사마저 축소됐다.

당초 광복 70돌 남북 준비위는 지난달 중국 선양에서 남북 해외 대표자회의를 열고 6ㆍ15 공동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7년만의 공동행사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올해 70주년을 맞는 8ㆍ15 공동행사 개최지와 6ㆍ15 공동행사의 정치적 성격을 놓고 남북이 이견을 보이면서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우리 정부는 6ㆍ15 공동행사에 대해 남북관계 발전이나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순수한 사회문화 교류 행사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북한은 정치색 배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 6ㆍ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는 지난달 발표한 담화에서 “북과 남, 해외가 모여 진행하는 통일행사는 명실 공히 우리민족끼리의 기치 아래 북남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을 추동하는 전민족적인 통일회합, 민족단합의 대축전으로 돼야 한다”며 “남한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순수한 예술, 체육, 문화교류의 공간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이어 지난 1일 남측 준비위로 보내온 서신에서 남한 정부의 순수한 사회문화 차원 행사 허용 방침을 비난하면서 분산개최의 뜻을 밝혔다.

북한은 이후 각종 언론매체를 동원해 남한 당국이 6ㆍ15 통일행사를 파탄시켰다고 비난하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가 겹치면서 남측 자체적으로 준비하려던 행사마저 대폭 축소되고 말았다.

남측위는 6ㆍ15 행사의 분산개최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14일 서울광장에서 ‘범국민대회’와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민족통일대회’를 각각 개최하려 했지만, 메르스 확산으로 대중적인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14일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6ㆍ15 공동선언 발표 15돌 민족통일대회’만을 갖기로 했다.

결국 남북 당국의 정치적 입장차와 메르스로 인해 15주년을 맞는 6ㆍ15가 상처를 입은 셈이다.

남측위 관계자는 “6ㆍ15 행사가 남북공동행사로 진행됐다면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에도 큰 기여를 했을 것”이라며 “북측의 태도도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평화와 협력의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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