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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 돌리기 금지, 악수도 생략…메르스가 바꾼 직장 문화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메르스(MERS) 감염에 대한 우려가 직장 문화도 바꾸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회식을 줄이는 등 메르스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매일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강남을 오가며 회사에 다닌다는 직장인 이모(28ㆍ여) 씨는 최근들어 출근 후 회사 밖을 나가는 일이 드물다. 

메르스가 퍼지기 전에는 외근이 일상이었지만, 메르스로 인한 자가격리자가 1000여명을 넘어서며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회사 차원에서 메르스 예방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씨는 “위에서 거래처 직원들이랑 만날 일을 최대한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요즘엔 다들 가급적 전화로 일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미팅에 나가도 악수는 생략하는 경우도 적잖다”고 덧붙였다.
메르스(MERS) 감염에 대한 우려가 직장 문화도 바꾸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회식을 줄이는 등 메르스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성수동의 한 의류회사 직원 유모(27ㆍ여) 씨도 벌써 열흘 넘게 10시 출근을 하고 있다. 당초 정해진 출근 시간은 8시 30분이었지만 메르스 감염자가 급증하며 출근 시간이 바뀌었다. 

사람이 몰리는 출근시간대를 피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회사의 배려였다. 회사 곳곳에서 손 소독제가 비치됐다.

이같은 분위기에 직장 내 ‘회식’도 메르스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기존에 잡힌 회식을 취소하거나 자제하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증권사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33) 씨는 “이달 초만 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사에 가면 ‘유난’이라고 한마디씩 했는데, 이틀 전에는 회식을 취소하더라”면서 “메르스가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라고 했다. 

이 씨는 또 “점심 시간 때 찌개를 같이 먹는 것도 꺼리는 눈치라, 각자 시켜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술자리 문화’도 바뀌었다. 자칫 메르스에 감염될 수 있단 우려에 이른바 ‘화합주’라고도 불리는 술잔 돌리기도 자제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반대로 이러한 상황에 타격을 입는 곳도 적잖다. 회사 워크숍 등에서 스피치 강의 등을 한다는 프리랜서 A 씨는 “회사마다 워크숍 일정을 미루거나 줄줄이 취소하고 있어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외국 회사와 거래를 하는 경우, 거래처에서 한국 방문을 꺼려 출장을 취소하는 일도 빈번해졌다. 

직장인 박모(29ㆍ여) 씨는 “메르스 때문에 외국 거래처 바이어들이 줄줄이 회사 방문을 취소하거나 한 달을 연기했다”면서 “바이어들도 메르스가 무섭겠지만, 이러다 회사가 휘청이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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