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료진 40여명 묵묵히 ‘믿음의 고군분투’
‘메르스 최전선’ 서울의료원 음압병실 가보니…
간호사들 정문서 불볕 속 방문자 체온체크
방호복+10㎏ 양악호흡기 매고 진료 ‘파김치’
밤샘당직도 일쑤…“잠 좀 실컷 자봤으면…”



“전쟁터로 따지면 여기 의료진들은 최전방에서 몸을 부딪히며 메르스 저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많은 격려가 필요합니다.” 김민기 서울의료원 원장의 말이다.

지난 10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노출자 진료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원장 김민기) 음압병실이 언론에 공개됐다.

메르스 공포 탓인지 병원 주변은 한산했다. 정문 입구엔 마스크를 쓴 간호사들이 35도의 불볕더위 속에서 방문자들의 체온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후문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본관 정문서 30m정도 떨어진 곳에서 선별진료실이 보였다.이곳에선 병원 이용환자 및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메르스 증상 선별 진료를 하고 있다.선별진료실은 진료실, 검사실, 접수처, 진료대기실, 검사대기실로 구성됐고 의료진 투입 인력은 총 14명이다.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8일과 9일에 각각 14명, 6명이 진료를 받았고 10일에는 22명이 진찰을 받았다. 이 중 2명이 정밀 검사를 받았지만 양성반응은 없었고 전원 귀가 조치했다고 전했다.

정문 입구엔 마스크를 쓴 간호사들이 35도의 불볕더위 속에서 방문자들의 체온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김민기 원장은 “여기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음압시설이 있는 콘테이너 박스에 들어가 검사를 진행한다”며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와도 의심된 환자는 자택격리 조치를 하고 특수 구급차를 동원해 집까지 모셔다 드린다”고 말했다.

또 외래환자의 경우 하루 평균 2000명 이었으나 지금은 1600명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선별진료실에서 다시 전문병동으로 자리를 옮겼다.음압시설이 설치된 전문병동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독립건물로 총 15병상을 운영중이다. 의사ㆍ간호사 등 30여명의 의료진들이 24시간 대기하며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8명의 확진환자가 입원중이다.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기존 5병상에서 지난 9일 10병상을 추가했고 최고 23개의 병상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지정격리병상은 전국 105병상 뿐이다.병동 입구에서 의료원 관계자들이 손소독제로 소독을 하라고 안내했다. 직원용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병동안에는 환자들의 생체리듬을 볼 수 있는 모니터 등이 설치돼 있었다. 다른 한쪽엔 환자들을 볼 수 있도록 CCTV 모니터가 놓여있었다. CCTV 모니터엔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환자도 보였다.

유리 칸막이 너머 흰색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환자 병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방호복안에 마스크와 고글까지 쓰고 있었다. 방호복이 얼마나 더웠는지 고글안에 습기가 서려있었다.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철저한 예방을 위해 방호복은 한번 입고나면 폐기처분 한다. 환자 한명당 하루 40벌 정도의 방호복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또 N95마스크 등 의료장비는 사태 초기에 충분히 확보했으나 이번주를 고비로 한계에 이르렀다며 서울시와 추가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관리 실장은 “방호복에 10㎏이 넘는 양악호흡기를 매고 환자들을 살피고 나오면 파김치가 된다”며 “당직때 꼬박 밤을 지세우고 비번일때도 잠시 눈을 붙이는게 고작”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최 실장은 “환자들이 처음에는 자신이 죽는게 아닌지, 정말 나을 수 있을지를 제일 먼저 묻는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가격리 상태인 가족들 걱정을 많이 한다”고 했다. 가족과의 면회는 가능한지를 묻자 원칙적으로는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금하고 있으나 화상을 통해서는 가능하다고 했다.

또 치료기간은 최소 10일 정도 걸리는데 내일이나 모레 퇴원할 환자가 2명정도 예상된다고 했다.

임상검사 후 2번의 음성반응을 체크하고 가래에서 바이러스가 안나온다고 확인되면 퇴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기 원장은 “완벽한 시설을 갖춘 제일 안전한 메르스 치료소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최일선에서 치료에 임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격려해달라, 과정 중의 문제는 사태가 진정된 후 공과를 따져도 늦지않다”고 당부했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