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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정답없는 기준금리’…갈림길에 선 이주열 총재 셈법은…
가계빚 급증 우려에 메르스 ‘복병’ 겹쳐 동결-인하 깊은 고민…내일 결정 기준금리 향방에 쏠리는 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이냐 인하냐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하지만 여느 때와 달리 이번엔 동결을 하든, 기준금리를 1.50%로 내리든 정답은 없다. 동결과 인하 모두 실익이 크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애기다.

이 총재가 최근 한은이 주최한 국제컨퍼런스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월 금통위 기준금리 고려 사항에 대해 “everything”(모든 요인)이라고 말한 것도 고민의 끝자락에서 나온 최선의 답변이다. 기존의 ‘데이타 디펜던트’(data-dependent)에만 의지해서는 풀수 없는 셈법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가 복잡한 셈법에 직면한 것은 무엇보다 메르스라는 복병 때문이다. 메르스 파장이 확산되기 전 시장은 이미 ‘6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움직였다.

무엇보다 1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부채는 이달에 당장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4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10조1000억원이나 늘어 월간 기준으론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부채는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급속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최근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 가계나 기업, 금융기관이 어려움을 겪게 되고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게다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글로벌 채권금리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어줬다. 불과 몇 달전 호주가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는 되려 상승세를 기록했던 것과 같은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메르스라는 변수는 기존의 셈법을 모두 무위로 돌려 놓고 있다. 메르스가 진정되더라도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다. 모건스탠리는 메르스로 인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0.1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 소비심리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메르스’에 눈을 질끈 감기에도 부담스럽다.

이 총재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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