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SK이노베이션 정철길 사장…노사 신뢰회복 첫 단추 뀄다
‘무상의료’ 등 단협 타결 이끌어
18년만에 특별퇴직을 실시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다.

중대질환 지원강화 등을 포함한 이른바 ‘무상의료’가 골자다. 올 1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정철길<사진> 사장의 끈질긴 설득이 이번 단협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10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최근 노사는 전체 조합원 2580명을 대상으로 단체협약 교섭 잠정합의안을 투표에 붙인 결과, 조합원 2041명(투표율 79.11%) 가운데 1104명(54.09%) 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대는 928명(45.47%), 무효 9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37년만의 적자와 이로 인한 임금동결, 외환위기 후 첫 실시하는 특별퇴직 속에서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울산 노조가 서울 본사로 올라와 시위를 벌일 만큼 노사관계에 금이 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사 신뢰 회복은 유가급락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회사가 적자를 낸 것은 1977년 이후 처음이다.

정철길 사장은 올 초 취임한 후 5~6차례 노조위원장을 만나 현재의 경영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에도 노조위원장을 만나 현안을 공유했다.

정 사장은 특히 “이번 특별퇴직을 앞두고 조합원을 상대로 어떤 압박과 회유도 하지 않겠다. 철저히 본인의 의사에 따른 신청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별퇴직 신청을 한 조합원 47명의 명단을 노조에 통보, 노조가 직접 희망퇴직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도 거쳤다. 특별퇴직자들에게는 최대 60개월치의 기본급과 5000만원 이내의 자녀 학자금, 전직ㆍ창업 지원서비스가 제공됐다.

당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던 단협도 비교적 순조롭게 타결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대질환 지원강화, 의료비 지원 확대, 배우자 간병휴가 신설, 개인질병 휴직시 지원강화 등 실질적인 무상의료 개념에 가까운 합의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배상철 노조위원장은 “이번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의 실익과 건강에 중점을 뒀다. 실비에 가깝게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이 마무리된 만큼, 조만간 임금교섭을 시작하기로 했다. 노조의 임금 요구안은 기본급의 6.5%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동결과 비상경영 동참에 대해 배려하겠다는 CEO의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