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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동네’ 강남3구 메르스 직격탄…서울 확진자 70% 강남 거주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부자 동네’ 서울 강남3구(서초ㆍ강남ㆍ송파)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구 규모의 대형병원이 강남권에 몰려 있어 다른 지역 주민의 왕래가 잦은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메르스 바이러스에 광범위하게 노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현재 서울시 거주 메르스 격리자는 2266명으로, 25개 자치구에 모두 분포돼 있다. 사실상 서울 시내에서 메르스 안전지대는 없다는 게 서울시의 시각이다.

메르스 격리자는 유독 강남3구에 몰려 있다. 강남구가 885명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 247명, 서초구 223명 순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메르스 격리자의 59.7%가 강남3구 주민인 셈이다.

메르스 확진환자의 경우 무려 70.5%가 강남권 거주자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시민은 총 17명으로 강남구에 8명, 송파구 2명(1명 퇴원), 강동구 2명(1명 퇴원) 등 강남권 주민이 12명에 달했다.

메르스는 경기도 평택에서 발생했지만 서울에서 유행한 것은 대형병원이 서울, 특히 강남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 사는 환자들이 동네병원에서 치료가 안되자 대형병원을 찾아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의료진과 지역 주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이다. 이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병원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는 보건당국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실제로 강남구에는 삼성서울병원(14번 환자 경유)이, 서초구에는 35번 확진환자가 거쳐간 양재동 L타워와 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 입원 환자 보호자)이, 송파구에는 서울아산병원(6번 환자 경유)이 있다. 강동구에는 강동경희대병원(76번 환자 경우)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정보공유도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강남권 주민들이 그대로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아울러 강남권의 지리적 특성도 메르스 확산에 영향을 줬다. 강남은 고속버스터미널, 남부터미널 등이 교통요지가 많은데다 지하철, 고속도로 등 접근성이 좋아 한강 이남 지역에서 서울로 올 때 맨 처음 맞닥뜨리는 곳이다.

그만큼 다른 시ㆍ도에서 유입되는 유동인구가 많다. 슈퍼전파자가 된 14번 환자 역시 경기도 평택에서 남부터미널로 들어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교통요지가 오히려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통로가 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에 대형병원들이 몰려 있어 굳이 강북까지 가지 않아도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면서 “외래환자가 잦은 대형병원의 경우 수시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응급실은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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