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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학부모들 ‘메르스 포비아’ 확산
강남ㆍ서초→송파ㆍ서초…유치원ㆍ초교→중ㆍ고
감염 우려에 중ㆍ고 학부모들도 휴업 요구 잇달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일괄 휴업령이 내려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이른바 ‘강남 메르스 포비아(phobiaㆍ공포증)’가 인근 지역과 중ㆍ고교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지역 중 강남ㆍ서초구를 제외한 다른 구(區) 소재 유치원ㆍ초등학교와 전체 중ㆍ고교에는 휴업령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서울 지역에서 확진 환자가 나왔거나 들렀던 병원 명단이 공개되면서 증폭된 학교, 학생. 학부모의 불안감은 수업 분위기마저 해치고 있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일괄 휴업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른바 ‘메르스 포비아(phobiaㆍ공포증)’가 인근 지역과 중ㆍ고교로 확산되고 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보건당국이 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주지 않아 학교 현장이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9일 교육계와 복수의 교사,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울 시내 확진 환자 발생 또는 경유 병원인 강동경희대병원(강동구)ㆍ건국대병원(광진구)ㆍ삼성서울병원(강남구)ㆍ서울아산병원(송파구)ㆍ여의도성모병원(영등포구)을 들른 학생이 있는 사실이 알려진 학교의 경우 해당 학생이 친지나 친구의 병문안을 잠시 다녀왔더라도 휴업하라는 학부모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병원은 모두 대형 종합병원이어서 평소 사람들의 출입이 많고 학생들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일괄 휴업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른바 ‘메르스 포비아(phobiaㆍ공포증)’가 인근 지역과 중ㆍ고교로 확산되고 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특히 강남 지역 인근 지역인 강동ㆍ송파구는 두 개의 종합병원이 확진 환자와 연관돼 학부모의 휴업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교도 지난 8일 자가 격리 학생이 나오면서 같은 날 오후부터 휴업을 요구하는 학부모 전화가 걸려와 곤혹을 치렀다.

운동하다 골절상을 입은 이 학교 2학년 학생이 14번 환자와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됐다.

이 학교는 삼성서울병원 측이 14번 환자의 응급실 진료를 시인한 다음날인 지난 8일 해당 학생과 병문안을 다녀온 학생까지 모두 6명을 오는 12일까지 자가 격리 조치했다.

조치가 뒤 이 학교는 정상 수업을 진행했지만, 수업 분위기가 산만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 학교 학부모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사는 “1주일간 학생들이 발열 등 아무 문제가 없어 다들 잠복기라고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보건당국이 문제가 된 병원 명단을 먼저 공개했다면 학생이나 학부모의 우려는 지금처럼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강남ㆍ서초구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의 동선이 이 지역에 집중되면서 중ㆍ고교까지 휴업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강남ㆍ서초구 중학교에 휴업령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간 지난 5일부터 휴업 여부를 문의하는 학부모의 전화로 일부 학교는 업무를 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부모 전화에 응대하다 보면 수업 준비할 시간도 빠듯해 수업 분위기도 어수선한데 걱정”이라면서도 “(자녀를)걱정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지금은 학부모들의 걱정이 없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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