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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감염 공포속 악전고투 ‘메르스 전사’…누가 돌을 던지랴
격리 의료진 늘어 격무 시달리며 ‘사투’…노출병원 공개속 싸늘한 시선보다 따뜻한 격려 필요

메르스 폭풍으로 보건당국의 허술한 대응이 비판대에 오르면서, 병원 역시 곱잖은 시선을 받고 있다. 정보 공개 찬반논란이 일고, 급기야 메르스 노출 병원 24곳이 공개되면서 해당 병원은 물론 전체 병원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메르스 노출 병원 24곳이 공개되면서 의료인 자녀들에게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전화까지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병원 관계자들의 속앓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체 병원을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메르스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특히 메르스 사태의 최일선에 있는 이들, 바로 메르스 전사(의료진)들에겐 격려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8일 오전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전체 환자수는 87명. 이 중 확정 판정을 받은 의사ㆍ간호사 등 의료인은 9명이다. 환자를 바로 옆에서 진료해야 하는 이들 의료인들은 이같은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고군분투 양상은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전의 모 병원은 병원 전체가 ‘코호트 격리(동일한 질환자를 동일한 병실에 함께 격리)’되면서 환자와 간병인 뿐 아니라 의료진들도 격리 상태에서 의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택 격리된 의료진을 제외하고 병원 현장에 남은 의사, 간호사들은 방호복을 입은 채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간호사의 경우 하루 3교대에서 인원이 부족해지면서 2교대로 근무시간을 조정했다고 한다. 체력적으로 임계점에 다다르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보인다.

3차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최대 잠복기 14일이 연장되는 것은 이들로서도 고역이다. 기약없이 진료에 나서는 것도 체력이 허락해야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고령의 기저질환자들로, 젊은 연령대에서는 가벼운 감기 증상이 나타날 뿐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막상 동료들이 확진 판정을 받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본 이들이라 겁을 먹었을 법 한데도, 악전고투를 마다않는 모습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해 보인다.

한 의료계 원로는 “병원과 의료진 전부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메르스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의료인은 사스(SARS) 때나, 신종 플루 발병 때와 마찬가지로 위기 극복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방호복을 먼저 입겠다고 나서고, 귀가도 못한채 웃으면서도 환자를 돌보는 메르스 전사들은 많다. 희망은 그래서 죽지 않았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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