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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확진의사 “대권노린 박원순의 정치쇼”…직격탄
[헤럴드경제]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A씨(38)가 격리 조치를 무시하고 대형 행사에 연달아 참석해 1500여명이 노출됐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의사 A씨가 “대권을 노리는 박 시장이 정치적 쇼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5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의사인 A씨는 현재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시내 국가지정 병상에 격리돼 있다

A씨는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사인 내가 마치 전염병에 대한 기본도 망각하고 돌아다닌 것처럼 발표하고 박 시장은 마치 구원자처럼 기자회견에 등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의사인 박씨는 현재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국가지정 병상에 격리돼 있다.

A씨는 “박 시장의 4일 밤 대국민 브리핑은 국민 불안감을 조성시키는 행위이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원래 예전부터 질병이나 전염병을 잘 모르는 정치인들이 그걸 악용해왔고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이런 사람을 어떻게 시장이라고 믿을 수 있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전날 밤 10시30분 서울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9일부터 경미한 증상을 보인 A씨가 31일까지 대형 행사에 연달아 참석해 1500여명의 시민이 메르스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29일부터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는 박 시장의 말은 거짓말”이라며 “내가 메르스 증상을 처음 인지한 것은 31일이고 그전까지는 내가 메르스에 걸릴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에서 발표한 저의 행적은 모두 제가 질병관리본부와 3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면서 말했던 내용”이라며 “그때 저는 ‘평소에 비염 증상이 늘 있었다’고만 했지 29일부터 가벼운 증상이 보였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내게 사실 관계를 직접 확인조차 하지 않고 마치 내가 메르스 증상을 알고도 사람들을 만나고 다닌 것처럼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또한 “나는 아내, 장인, 장모와 함께 살고 있고 지난 31일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곧바로 퇴근해서 방에 들어가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며 “그때 아내 장인 장모는 외출 중이었고 병원과 보건소에 연락했더니 전문 격리시설로 와야 한다고 해서 곧바로 지시에 따라 차 타고 이동했다”며 “(그런데도 마치 내가 사람들에게 메르스 증상을 느꼈음에도 병을 전파시켰을 가능성을 거론한) 박 시장 정말 너무 이상한 것 같지 않으냐”고 말했다.

재건축조합 총회장에 나온 1565명을 전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요청하겠다는 박 시장 발언에 대해선 “보건복지부로부터 격리 권한을 위임받아 구청직원들이 1인 1환자 감시 시스템을 운영한다는데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며 “전문가를 두고 자기 행정 조직 내의 사람들을 앞세워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행동”이라고 평했다.

그는 “박 시장이나 서울시에선 내가 언제부터 증상을 보였는지 나에게 확인한 적이 없다”면서 “그러고도 박 시장은 밤에 불쑥 찾아온 도둑처럼 어젯밤 ‘부도덕한 의사가 격리조치 됐는데 돌아다녀 이 사태를 만들었고, 정부나 해당 병원은 그걸 통제도 안 했고, 그래 오호통재다! 이걸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시장의 행태는 의학 전문가를 두고 행정 조직 사람들을 앞세워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국민 불안을 조장하고 거짓말하는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A씨는 “역사를 봐도 정치인들이 전쟁이나 질병·전염병에 대해 잘 모르면서 그걸 악용하는 것, 몹시 나쁜 정치적 수법”이라면서 “박 시장이 메르스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의학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자기 몸 하나 제대로 수칙에 따라 격리조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의사로서 한점 부끄러움 없이 행동했는데 박 시장의 정치적 쇼와 브리핑으로 내 인격이 훼손되고 너무 상처받았다”고 했다.

한편 박 시장과 A씨 진실공방에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는 박 시장을 정조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박 시장의 어제 밤 발표를 둘러싸고 관계된 사람들의 말이 다르다”며 “그래서 불안감과 혼란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아시다시피 박 시장의 어제 발표 내용과 복지부가 설명하는 내용, 35번 환자(A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상이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며 “차이점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한 사실이 확인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일방적 발표로 국민 오해 불러일으킨 서울시에 유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또한 “사실 관계가 서로 다른 이런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갈등하는 모습도 불신만 가중시킨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 시장이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해 직접 나서서 자체 방역대책을 마련하듯이 박근혜 대통령도 지금 나서서 중심을 잡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통령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라고 박 시장을 거들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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