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상호(나남출판 대표)의 생각도 다르지 않은 듯 싶다. 책 전체에 걸쳐 나무(수목원)에 대한 애정이 가득 깃들어 있다. 책 앞 부분은 곧장 독자를 책 속으로 끌어들인다. 저자가 울진에 있는 추정 수령 800년의 대왕금강송을 알현하러(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가는 여정을 담은 부분이다.
마치 보물을 찾아 나서는 기분이랄까. “귀기 어린 장엄한 기”, “선계를 다녀온 듯한 기운” 등 저자가 받은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책 계속 읽다 보면 나무 얘기가 아니다. 사람 얘기다. 저자와 나무를 이어주는 사람 얘기가 곳곳에 스며 있다.
나무를 소개해준 사람, 나무를 건네주는 사람 등등. 37년 간 언론출판 한 길을 걸어왔으니 인연의 폭이 넓다. 사숙했던 조지훈 선생, 김영희 대기자, 김민환 교수, 손주환 기자, 이윤기 소설가 등과의 인연이 눈길을 끈다.
편하게 읽히는 책이지만, 곳곳에 뾰족함이 있다. 수목원 내 작은 정자를 불법이라고 고발하는 공무원에 대한 짜증, 울진 대왕금강송을 촬영하기 위해 300년생 ‘신하 금강송’을 무참히 잘라 버린 사진작가에 대한 분노,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정부 무책임에 대한 비판 등이다.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진이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김필수 기자/pils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