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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자 다이제스트]
▶러시아 여행자 클럽(서양수, 정준오 지음, 미래의창)=‘여행기는 무엇보다 정보다’라는 쪽이라면 ‘러시아 여행자 클럽’을 만나보라. 여행기도 ‘큭큭’ 이상한 숨소리 내며 만화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걸 입증한다. 대학생 시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던 인연으로 뭉친 삼십줄에 들어선 네 남자가 제대로 러시아에 빠졌다. 여행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과 낭만, 문학과 예술, 모험을 두루 갖춘 미지의 영역이 남아있다면 러시아가 제격.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둘러싸인 관광대국이지만 우리에겐 여행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저 소비에트의 회색빛 도시와 스킨헤드, 치안부재, 무뚝뚝한 사람들이란 이미지로 거리를 두고 있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과 성 바실리 대성당, 참새언덕과 고리키공원,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성 이삭 성당과 구세주 성당,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헬싱키 크루즈까지 네 남자의 여행은 ‘사표 쓰고 떠난’ 무모한 도전이 아닌 생계형 직장인들의 전전긍긍형 여행 스타일을 맛깔스럽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감이 크다. 

▶반구대 고래길(김옥주 지음, 북코리아)=반구대 암각화에 그려진 고래를 따라 3000년 전, 선사시대 코리안들이 아메리카 신대륙까지 가 온돌을 남겼다는 ‘코리안신대륙발견론’을 바탕으로 한 소설. 포항고등학교 교사이자 소설가인 김옥주씨가 펴낸 ‘반구대 고래길’은 고교생 예하와 재미교포이자 코리안신대륙발견론을 처음으로 주창한 인터넷 필명의 ‘오두님’이 주요 인물로 등장, ‘고래의 길’을 따라가는 여정을 담았다. ‘물반, 고래반’이었다는 울산만과 반구대 암각화, 집청정, 대곡천 등 울산이 품은 고래이야기가 멕시코 귀신고래 투어에 나선 고교생 예하의 열정과 함께 푸릇하게 전해온다.

▶대학의 위선(데버러 로드 지음, 윤재원 옮김, 알마)=‘누가, 왜, 무엇을 기준으로 대학의 순위를 결정하는가’, ‘지적인 삶을 칭송하는 대학교수가 왜 그러한 삶을 허용하지 않는 행정직을 맡는 것인가’. 스탠퍼드 법과대학의 데버러 로드 교수가 이 책에서 던진 질문이다. 데버러 교수는 누구나 짐작은 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던 대학의 실상을 직설적으로 토해낸다. “현대 학문이 내놓은 글은 난해하고 사소한 주제를 다루며 몇몇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읽지도 읽히지도 않는다”는 것. 연구활동에 집중한다면서 학부수업에는 대학원생이나 시간강사를 들여보내는 관행도 비판한다. 미국 대학의 핵심요직을 두루 거친 저자는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한다. 저작권법 위반이나 표절 같은 윤리 문제와 관련, 교수와 학생들의 책임감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과 교수 및 시간강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 정비 등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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