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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환경의 날> “SF소설에나 나오는 얘기라고? 애플,구글은 이미 시작”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이현숙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기존 환경운동은 ‘○○반대’, ‘○○하지 마라. 하면 지구가 병든다’는 식의 부정적인 느낌의 것들이 많았어요. 나는 ‘당신이 ○○하면 지구를 살린다’는 류의 긍정적 메시지 전달하고 싶었죠.”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사무실에서 만난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이현숙(37ㆍ여)씨의 눈이 반짝 빛났다. 해외나 환경 단체에서는 ‘주드’(Jude)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씨는 ‘우리가 밟고 있는 땅, 지구가 지속가능해야한다’는 신념으로 2013년 그린피스에 합류했다.


현재는 IT업계에 화석연료나 원자력 대신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제안하는 ‘딴거하자’ 캠페인을 총괄하며 네이버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재생가능에너지로 바꿔가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녀는 재생에너지 등이 향후 10년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다. 이씨는 “어떤 사람들은 재생가능에너지라 하면 마치 공상과학에나 나오는 그런 비현실적 이야기라는 착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미 현실이 된 지속가능발전은 경쟁력과 직결된다. 모범적 모습 보이지 않고 수출이 잘 되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딴거하자’의 미국판인 그린피스 ‘Cool IT’ 캠페인은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 유명 IT기업들이 사무실과 데이터센터 등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이끌어냈다. 그녀는 “이런것들이 당장 해내라고 기업에 무리하게 요구하고 보채는 게 아니다. 장기적 계획 속에 재생가능에너지로 바꿔가는 로드맵을 설정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녀도 처음부터 환경운동에 뜻을 둔 건 아니었다. 학창시절부터 인권,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23살에 외국계 기업에 취직해 싱가폴에서 3년을 넘게 일한, 나름 ’잘나가는’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공부를 더 하겠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 돌아와 대학원에 진학했다. 이후 영국에 교환학생을 갔다 원서로 된 위안부 관련 책을 읽고 큰 충격에 빠져 위안부 문제에 큰 관심을 두게됐다.

한국에 돌아온 이씨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국제위원회 멤버로 UN 인권세션에 참여해 성과를 내는 등 그간 벌어놓은 돈을 까먹고(?) 때로는 전문 번역일로 부업을 하며 수많은 활동을 했다. 이씨는 “한일간 과거사에 대한 문제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어디에서든 또 여성이나 아이들이 피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그녀가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MB정부시절 ‘저탄소 녹색석장’을 표방하면서도 원전 확대 정책을 펴는 것에 문제 의식을 느끼면서다.

“우리가 밟는 땅, 지구가 지속가능한 게 모든 문제의 근간인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죠.” 새로운 이슈에 대한 책을 섭렵한 이씨는 국내에서 ‘포경재개 반대’ 운동을 할때 인연을 맺은 그린피스에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로 채용되며 지금에 이른다.

국내 환경운동에 대한 일각의 오해와 부정적 시선에 대해 이씨는 “환경운동이, 특히 그린피스는 기업을 해코지 하려고 와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가 현재 가능한 기술을 이용해 지속가능하고 더 나은미래로 갈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앞으로도 부정적 캠페인보다는, 사람들이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 환경에 좋은 일이 되는구나. 나에게 힘이 있구나’라고 느끼는 긍정적인 캠페인을 해 나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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