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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도 메르스 비상…메르스 확진의사 접촉 1500여명 격리되나
서울시-복지부-병원 3자 진실공방

[헤럴드경제=사건팀]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의 한 의사가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조합원 최소 1500여명과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서울 전역에 메르스 비상이 걸렸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해당 병원측은 ▷ 정보 공유 여부 ▷ 집회 참석자에 대한 대규모 격리 필요성 등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헤럴드경제DB사진]

▶경기 이어, 서울도 메르스 비상=5일 서울시에 따르면 1일 35번째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 A씨는 지난달29일부터 경미한 의심 증상이 시작됐고 30일과 31일에는 대형 행사장과 식당에 수차례 드나들며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14번째 환자와 접촉했으며, 병원 자체 판단에 따라 진료를 중단할 것을 지시받았다.

A씨는 29일 기침 등 가벼운 증상이 시작됐으나 계속 병원에서 근무했다.

30일에는 미열이 있었지만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했고, 오후 6시부터 7시까지는 가족들과 한 가든파이브에서 식사를 한뒤 7시부터 30분간 양재동 L타워에서 1천565명이 참석한 재건축 조합 총회에 참석했다.

A씨는 31일에는 기침, 가래, 고열 등 증상이 있었는데도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전날과 같은 병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했고 패스트푸드점에 들린 뒤 귀가했다.

오후 9시 40분 모 병원에 격리됐으며, 이달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밤늦게 긴급브리핑을 열어 A씨의 동선을 공개하며 ”조합 총회 참석자 1565명의 명단을 일단 확보해 이날 중 연락, 자발적 자택격리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보건비서관 주재로 열린 영상회의에서 격리대상자 관리는 지자체에 일임하는 것으로 정리돼 서울시 차원의 강제 격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는 그러나 조합 총회 외의 장소에서 A씨와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한 시민의 수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메르스 의사' 진실공방=박시장이 4일 밤늦게 긴급 브리핑을 열고 대형병원 의사인 35번째 환자가 격리 통보 이후 대형 행사에 참석했다고 주장하며 중앙 정부의 정보 미공유와 미온적인 조치를 비판하자, 복지부는 5일 자정 이후 곧바로 반박 자료를 내고 서울시에 해당 환자의 집회 참석 정보를 직접 제공했다고 반박하면서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브리핑에서 박 시장은 ”(A씨의 외부활동 사실은) 서울시 공무원이 전날 늦은 오후 열린 복지부 주관 회의에 참석한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인지했으며 중앙정부로부터 정보를 공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에 사실 공표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오늘까지 답이 없었고 시가 재건축 조합 행사 참석자 명단을 확보해 알리자 수동적으로 감시하겠다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시는 중앙정부와 제대로 소통을 못한 탓에 브리핑 직전까지도 A씨에 대한 격리통보 날짜를 지난달 27일이라고 했다가 31일로 수정했으며, 확진 날짜도 4일에서 1일로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이날 ”4일 이전에 서울시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A씨의 재건축조합 집회 참석 정보 등을 공유하고 시에서 명단 확보가 어려우면 경찰에 협조를 구하겠다며 서울시 역할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또 ”A씨는 초기에 증상이 경미했고 모임 성격상 긴밀한 접촉이 아니고긴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에 대한 격리조치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조합원 명단을 확보하면 메르스 주의 사항을 안내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병원 내 접촉자 49명과 가족 3명은 이미 자가격리 조치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접촉 위험도에 따라 지침에 따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A씨가 속한 병원 측은 ”자체적으로 대책본부를 꾸려 실시한 역학조사로는 29일에 약간의 기침이 있었지만 30일에는 이런 증상도 없었고, 열은 31일부터 나기 시작했다“면서 ”밀접 접촉이 의심되는 경우는 병원 입원환자 10명과 가족을 포함해 약 40~50명 정도로 파악됐다“고 반박했다.

이 병원은 또 ”서울시가 문제삼는 심포지엄과 재건축조합 행사에 참석했을 때는 메르스 증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서울시가 본인이나 병원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실이 아닌 정보를 사실인양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누구말이 맞나=서울시와 복지부가 엇갈리는 지점은 크게 ▷ 정보 공유 여부 ▷ 집회 참석자에 대한 대규모 격리 필요성에 대한 부분이다.

우선 정보 공유 여부와 관련해 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은 “전날(3일) 저녁 우리 공무원이 회의에서 정보를 획득하기 전까지 35번 환자가 어떤 경로로 움직였고 누구누구와 접촉했는지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재건축조합원 집회를 포함한 동선 정보를 복지부로부터 받은 적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복지부 요청으로 관계자 회의를 개최해 35번 환자의 재건축조합 집회 참석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한다. 또 이보다 앞서 2일에는 조합명단 확보요청 공문을 서울시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는 향후 당시 회의 자료 등이 공개되면 어렵지 않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해당 환자가 참석한 집회의 참가자들에 대한 조치 문제는 사실 관계에 대한 다툼이라기보다는 양측 판단의 차이에 가깝다.

복지부는 “35번 환자는 초기에 증상이 경미했고, 모임 성격상 긴밀한 접촉이 아니었고 긴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에 대한 격리조치 등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조합원 명단 확보 후, 메르스 주의사항을 안내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1500명이 넘는 집회 참가자들을 격리하기보다는 주의를 주는 선에서 그치려 했다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는 이러한 복지부의 조치가 지나치게 ‘미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참석자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자발적 자택격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스 환자 접촉자의 위험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 것이다.

그런가 하면 35번 환자가 근무한 병원측은 환자가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 불특정다수와 접촉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 환자가 지난달 29일부터 경미한 증상이 시작됐고 30일에는 증상이 심화돼 31일에 격리됐으며, 30~31일 이틀 동안 대규모 행사 등에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증상 발현 시점이나 격리 시점, 그리고 조합 집회 참석 사실 등은 복지부의 주장도 일치한다.

그러나 해당 병원측은 “자체적으로 대책본부를 꾸려 실시한 역학조사로는 29일에 약간의 기침이 있었지만 30일에는 이런 증상도 없었고, 열은 31일부터 나기 시작했다”면서 “밀접 접촉이 의심되는 경우는 병원 입원환자 10명과 가족을 포함해 약 40~50명 정도로 파악됐다”고 반박했다.

이 병원은 또 “서울시가 문제 삼는 심포지엄과 재건축조합 행사에 참석했을 때는 메르스 증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서울시가 본인이나 병원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실이 아닌 정보를 사실인 양 발표했다”고 항변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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