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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질병관리본부 직원 절반 “우리나라 신종 감염병에 취약”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해 ‘낙타 접촉 금지’라는 황당한 예방법을 내놓아 빈축을 사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내부에서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 직원 2명 중 1명은 ‘우리나라가 신종 감염병에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비상대응 업무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장 파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직원들이 절반 가까이에 달했다.

메르스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내 한 병원의 마스크를 쓴 손님들이 지나가는 풍경에선 극도의 긴장감도 느껴진다.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선 손 씻기 등 원칙에 충실한 개인 위생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보건당국이 메르스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육성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4일 질병관리본부가 작년 10월 강원대학교에 맡긴 연구용역 보고서 ‘신종감염병 대유행 시 질병관리본부 비상인력 운영계획 연구’에 따르면, 지난 12월 질병관리본부 직원 299명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에서 직원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신종 감염병으로 신종플루, 조류인플루엔자, 에볼라바이러스에 이어 메르스를 꼽았다.

국내 신종 감염병 안전도가 낮다고 응답한 직원은 297명(일부 미응답) 중 146명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2명 중 1명은 우리나라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 115명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 해야하는 비상대응업무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한 대답도 43명에 달했다. 직원의 53%가 비상대응업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더라도 검역소 및 대응현장으로 파견될 의사가 없다는 직원은 137명으로 46%에 이르렀다. 그 이유로는 파견에 참여하더라도 도움이 되는 업무가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68명), 감염병의 위험성 때문이라는 의견도 24명으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또 질병관리본부 직원 3명 중 1명은 감시ㆍ대응체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조사에서 직원 296명 중 89명(30%)은 신종 감염병에 대한 감시체계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비상대응팀 설치 및 운영에 대해 미흡하다고 본 직원도 81명으로 27%나 됐다. 관련 부서 간 협조가 부족하다고 꼽은 직원은 112명으로 집계됐다.

그밖에 질병관리본부 직원 296명 중 110명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대응 전문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지만 직원 295명 중 131명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전문인력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위기 시 전문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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