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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구 회장 “긴장감 갖고 위기 정면돌파하자”… 고강도 주문 왜?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긴장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임원회의에서 한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ㆍ기아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둔화와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완성차 업계의 파상공세,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령 등은 현대ㆍ기아차를 안팎에서 위협하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이 고강도 주문을 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지금의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ㆍ기아차에게만 유독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본과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 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브릭스(BRICs)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추구해온 현대ㆍ기아차는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 등의 가치 폭락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차를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판매량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현재의 대외상황은 개별 기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스스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변수에 취약한 한국의 현실을 고스란히 인정한 셈이다. 그는 다만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자신감을 갖고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현대ㆍ기아차는 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달러결제 비중을 높이고,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재고가 누적되지 않게 재고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비상 대책을 세웠다.

현대ㆍ기아차는 그동안 해외 생산 기지 구축과 제품 경쟁력 및 브랜도 인지도 향상, 시장별 특화 차종 개발, 판매ㆍAS망 구축 등을 통해 체질을 꾸준히 개선한 만큼 최근의 상황이 곧바로 기업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하반기 신형 K5(7월)와 아반떼(9월) 등 볼륨 모델 출시를 실적 반등의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버텨내야 한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외부 변수가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게 내부의 인식이다. 지금과 같은 일이 10년 전에 벌어졌다면 우리는 벌써 넘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5월 내수 판매량은 작년 5월보다 8.2% 줄었다. 기아차는 10.4%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6월 카니발이 출시되기 전까지 판매 실적이 워낙 부진한데 따른 기저효과다. 현대차의 고위 인사는 “아반떼가 나오기 전인 8월까지는 마케팅 등을 통해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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