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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리더십’ 박원순 시장…“나도 전기차로 출근해볼까?”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관용차를 ‘친환경 자동차’로 교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원전하나줄이기, 전기차 민간보급 등 친환경정책을 주도하면서도 정작 박 시장은 매연을 내뿜는 경유(디젤) 차량을 타고 다니고 있어서다. 다만 박 시장의 관용차는 ‘움직이는 집무실’ 역할을 해야 하는데 친환경 차량의 경우 차종이 한정돼 있어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진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10월 취임 이후 ‘시민 1호’를 자청하며 관용차로 줄곧 그랜드카니발(2012년식ㆍ기아자동차)를 이용하고 있다. 에쿠스(현대자동차)를 타고 다녔던 오세훈 전 시장에 비해 연비가 절반 이상 향상되는 등 시 재정 절감에도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이 집권 후 잇따라 친환경정책을 내놓으면서 경유를 사용하는 관용차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올해 전기차 민간보급을 대폭 확대 시행하면서 박 시장의 관용차도 ‘친환경 차량’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선 최초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해 8월 관용차를 전기차 ‘쏘울EV’(기아자동차)로 바꿨다.

박 시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 지사를 언급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시장은 “제주도와 함께 전기차를 구매해서 보급하자는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면서 “관용차를 전기차로 하자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에 사용되는 연료가 결국 전기이고 이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있다”면서 “다만 휘발유나 경유 차량보다 훨씬 친환경적인 만큼 지난해부터 전기차 민간보급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곧바로 박 시장의 관용차를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할만한 차종을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서울시가 보급하는 전기차는 기아자동차 레이EV와 쏘울EV, 르노삼성자동차 SM3 ZE, 한국지엠 스파크EV, BMW코리아 i3등 5종이다.

문제는 이들 차량이 준중형급이거나 소형 차량으로 ‘움직이는 집무실’ 역할을 하기에 크기가 작다는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업무를 보고 수행원들과 회의도 진행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승합차 수준의 차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 시장이 관용차를 전기차로 바꾸려고 하다 보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일반엔진)이 모두 장착된 하이브리드 차량도 대체 차종으로 검토하고 있다. 승합차는 아니지만 차 안에서 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중형급 이상 차종이 많다는 점에서 실용성도 겸비했다는 평가다. 다만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지 못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다른 관계자는 “박 시장의 관용차를 친환경 차량으로 바꿀 경우 친환경 정책을 펴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카니발은 일반 관용차로 반납하고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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