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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쇼크>“괴담맞나?” 불안한 주민들, 구청ㆍ보건소 묵묵부답에 ‘답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2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하며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메르스 포비아(phobiaㆍ공포)’에 빠졌다. 서울 강동구에서는 이 지역 병원 원장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구청과 보건소로 주민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보건소 측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통보받은 사실만 답할 수 있다”는 대답만 내놓고 있어 메르스 포비아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강동구청과 강동보건소 등에 따르면 최근 구청 가정복지과에서 ‘메르스 감염에 대한 학부모 민원 제기’라는 일일동향보고 문건이 외부로 유출됐다.

문건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천호동의 A 병원 원장에게 외래 진료를 받았으며, 이후 28일 A 병원 원장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돼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해당 문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메신저 등을 통해 삽시간에 전파됐다.

이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실제 구청에 문의해보니 격리된 게 맞더라”는 글이 올라오며, 구청과 보건소에는 사실여부를 파악하려는 구민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보건소 관계자도 “수도 없이 많은 전화를 받았다”며 “업무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A 병원 원장의 메르스 확진 판정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따로 통보받은 사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접촉자 범위를 넓혀 모니터링은 하고 있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은 우리도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구청 측도 “우린 단지 민원인의 동향을 보고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날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A 병원 원장의 확진설이 기정사실처럼 올라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동구의 한 대형병원에도 메르스 의심 환자가 내원했다는 소문까지 돌며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은 더욱 확산되는 실정이다. 보건소 등의 대응이 공포를 불식시키기는커녕 외려 카더라를 양산한 셈이다.

주민 한모(54ㆍ여) 씨도 “콕 찝어 우리 동네에 메르스 환자가 왔다갔다는데 이게 맞는지 틀린지만이라도 얘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건소 측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접촉자는 알지만 확진자는 모르는 건 이상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통보받은 것도 없는데 짐작해서 말하긴 어려운 것 아니냐”며 난색을 표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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