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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포비아’ 확산…마스크 쓰는 시민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로 국내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한국사회에서 ‘메르스 포비아(phobiaㆍ공포)’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이에 지하철과 버스,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도 증가하고 있다. 경기도 일부 사립유치원은 폐원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2명이 발생했다.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뿐 아니라 3차 감염자까지 나오는 등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휴교령을 내린 유치원과 초등학교도 나오고 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사망자들은 모두 보건당국의 방역망에서 빠져 있다가 뒤늦게 통제체계에 들어왔지만 결국 사망했다. 환자수는 6명이나 늘어 25명이 됐으며 새로 추가된 환자 중에서는 2명의 3차 감염자도나왔다. 3차 감염자들은 모두 2차 감염자가 정부의 격리대상에서 빠져 있던 때 병원에서 이 2차 감염자를 접촉했던 사람이다.

보건 당국은 메르스의 공기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밝혀왔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시민들은 스스로 안전을 챙기려는 모습이다.

부천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유모(26ㆍ여)씨는 “괜히 열도 나는 것 같고 너무 불안해서 약국에서 바이러스 감염방지 마스크를 샀다”면서 “지하철에서 근처에 있는 사람이 기침만 해도 자리를 피하게 된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2일 온라인 마켓 옥션에 따르면 메르스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된 지난 주말(5월 30∼31일)의 마스크 판매량은 그 전 주말(23∼24일)에 비해 7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 세정제는 147%, 칫솔살균기도 71% 판매가 늘었다.

반면 전문가들은 공기중 전파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며 일상 생활에 마스크까지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민관합동대책반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보건당국이 신뢰를 잃어 불안하시겠지만 시민 여러분들이 출퇴근길에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까진 없어 보인다”면서 “다만 메르스와 상관 없이도 공공장소에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땐 입과 코를 가리고 하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금 시기엔 병원으로 병문안을 가는 것을 자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대응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 역시 “아주 가까이서 끌어 안거나 하는 긴밀한 접촉이 아니면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은 없다”면서 “본인 스스로 메르스 감염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갈 때 마스크를 꼭 쓰고 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메르스와 관련해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를 권고했다. 협회는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 준수 ▲기침·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리기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기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피하기 ▲발열·기침·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즉시 병원 방문 등을 당부했다.

일부에서는 확진 환자가 18명에서 25명으로 늘면서 기존 격리 조치도 감염 경로 차단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건당국은 이날 확인된 3차 감염이 의료기관 내 감염일 뿐 지역사회로 전파된 사례는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앞으로의 지역사회 전파 위험성은 염두에둬야 하는 상황이다.

격리 대상자가 1000명을 초과하면 보건당국이 일괄적으로 이들을 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격리 대상자가 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이탈하면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혼란을 막기 위한 시설 격리도 지지부진하다.

보건당국은 자가 격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고려해 지난달 31일부터 시설 격리를 도입, 전체 격리대상자중에서 약 35%를 시설 격리 대상으로 판단하고 이들을설득하겠다고 했으나 이에 응한 사람은 전날까지 4명에 그쳤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늘면서 자치단체들의 행사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오산시는 지난 1일 개최 예정이던 공무원 한마음행사를 연기했다. 시는 지난달 29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민원 전화 응대 요령 등도 직원들에게 교육했다. 또 관내 보건소를 중심으로 병의원 시설 등 비상연락망을 확보했다.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평택과 메르스 첫 사망자가 나온 화성시는 옥외행사 자제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30일 열려던 청소년미디어기자단 발대식을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화성 동탄지역 사립유치원들은 임시 휴교 결정을 내렸다. 이들 유치원은 오는 5일까지 문을 닫는다. 체험학습과 단체활동 등도 무기한 연장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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