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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최악 취업난에 군대도 ‘스펙’…ROTC, 어학병 인기↑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난 속에 ROTC(학군단)와 통역장교, 어학병 등 이색 군복무 경력도 새로운 취업 ‘스펙’이 되고 있다.

힘있는 부유층 집안 출신도 아니고 유승준 씨처럼 해외 시민권을 얻을 길도 없는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들이 어차피 겪어야 하는 군생활을 힘겨운 취업 전쟁을 헤쳐나갈 무기로 삼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육군학생군사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ROTC 경쟁률은 6.09대 1까지 치솟았다. 

극심한 취업난에 취업에 도움이 되는 ROTC(학군단)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장교 합동임관식과 2014년 ROTC 취업박람회 모습 (사진제공=대한민국ROTC중앙회)

2012년 3.22대 1이었던 것에 비하면 3년새 두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삼성, CJ, 이랜드 등 많은 대기업들은 전역장교 특별채용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 ROTC 인기를 부채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입사원 공채에서 전역장교 만을 위한 전형이 있다는 것은 요즘 같은 취업난에 큰 이점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취업에 도움이 되는 ROTC(학군단)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5년 장교 합동임관식과 2014년 ROTC 취업박람회 모습 (사진제공=대한민국ROTC중앙회)

특히 CJ 등의 경우 ‘임관 전 취업제도’를 실시하기도 한다.

졸업을 앞둔 후보생을 뽑아놓고 2년4개월간의 장교 생활기간을 기다려 준 후 전역하면 채용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특별채용은 아니더라도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역장교들을 우대하고 있다.

대구의 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ROTC 장교로 임관해 오는 6월 전역을 앞두고 있는 박동우(26ㆍ가명) 씨는 대학 1학년때부터 학군단 선배들의 취업률을 보고 학군단 지원을 결정했다. 박 씨는 “하반기 공채에 전역장교 특별채용 전형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어를 주로 쓰고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통역ㆍ어학병과, 카투사 등도 인기다. 어학병 등을 준비하는 예비 군인들을 위한 학원이 성행하고 있고 재수ㆍ삼수를 반복하는 이들도 허다하다.

서울의 한 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통역장교로 3년간 복무한 김창욱(31ㆍ가명) 씨는 “경력으로 인정해 주는 곳이 많아 취직이 잘 되고,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될뿐 아니라 높은 사람들과 만나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메리트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이같은 경력을 인정받아 전역을 목전에 두고 취직에 성공했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어설 정도로 취업난이 워낙 심각한 만큼 ‘군대 스펙’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는 못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전체 채용인원의 20% 가량을 전역장교 중에서 선발했던 신세계 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장교특별채용을 중단했다. 이 그룹 관계자는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가피하게 장교 채용을 없앴다”고 전했다.

김희진 대한민국ROTC중앙회 홍보과장은 “예전엔 거의 모든 기업이 ROTC 특별 채용을 진행했는데 그 때에 비해서 지금은 상황이 나빠졌다”며 “2011년 학군단 창설 50주년을 맞아 기업들에서 리더십을 강조해 장교 채용에 관심을 보였지만 예전만큼은 못하다”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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