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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랑이’ 잡던 中 부패척결, 3년만에 파리채로(?)…국민 호응은 급증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척결 운동이 ‘호랑이 사냥’에서 ‘파리 잡기’로 전락했다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7년 중국공산당 전국대표 대회에서 진행될 최고지도부 교체 시기를 염두한 ‘속도 조절’이란 해석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부패척결 운동이 시작된 뒤 지난 2년간 100여명의 ‘호랑이(고위 부패 관료)’가 조사를 받았지만 올 들어고위직에 대한 조사는 소강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 반부패 조사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통계를 보면, 올들어 4월까지 위원회로부터 조사 및 처벌을 받은 관료는 7595명으로, 지난해 전체 7만7606명의 채 10%도 안된다.

죄목도 가벼워졌다. 지난해에는 뇌물ㆍ낭비ㆍ형식주의 같은 ‘업무 스타일’에 관한 항목이 45.8%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관용차량사용(16%), 결혼 및 장례 부조(6%), 식사대접(2.6%), 국내여행(1.9%), 선물(1.5%)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관용차량 사용이 33.7%로 가장 많았고, 복지보조금(16%), 결혼 및 장례 부조(15.4%), 선물(11.1%), 식사대접(10.1%), 국내여행(5.0%)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부패관련 국민 제보가 급증하는 등 정부의 부패척결 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더 높아지는 추세다.

올 1분기 신장 지역에선 관료에 관한 주민 불만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이상 많은 6000건 가량이 쏟아졌다.

남서부 구이저우성(省)에서 부패 관료에 관한 제보는 올들어 2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구이저우성의 북부 쭌이(遵義)시에서만 50% 늘어난 6200건에 도달했다.

지난해 쓰촨성의 성도 청두(成都)에선 뇌물 수수, 수의계약, 관용차량 유용 등과 관련한 제보가 9800건이 쏟아졌다. 지난해 광둥성 지역 제보는 6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싱가포르 국립대 황징 교수는 국민 제보 증가는 “시 주석에 대한 강한 지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고위 관료 조사가 최소 1명 정도 이뤄질 것이며, 시 주석이 2017년 전인대를 고려해 다음 낙마 상대를 신중하게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외르겐 델만은 “이른바 ‘파리(하위 부패관료)’를조사하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큰 인물이라면 그 지역 주민들에게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반부패 운동이 일반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무게감을 갖게 된 결과”라고 전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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