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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에도…’ SNS괴담이 증폭시킨 메르스 공포
경찰,  ‘메르스 유언비어’ 모니터링 강화

[헤럴드경제=서경원ㆍ이세진 기자] 메르스 확진환자가 1일 오전 18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주요 사건ㆍ사고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무분별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괴담’이 메르스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주말동안 “해외에서 우리나라가 긴급 재난 1호 상황이라고 실시간 뉴스 뜨고 있답니다”, “당분간 OO병원에 가지 마세요”라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메르스 괴담이 일명 ‘찌라시’의 모바일 버전인 ‘받은글’로 만들어져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SNS 괴담은 메르스가 “에볼라나 사스보다 심각할거라 예상된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공포를 조장했다.

받은글에 등장한 병원 등은 이 같은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메르스 확산 상황에 대한 브리핑에서 유언비어 유포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체불명의 ‘아니면 말고 식’ 받은글은 기존 찌라시보다 유통 성격상 사실확인 없이 무분별하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무고한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찌라시로 알려진 정보지는 일본어 ‘치라시(ちらし)’에서 비롯된 말로, ‘어지름, 흩뜨려 놓음’이라는 뜻이다. SNS와 메신저로 유통되는 받은글은 ‘~하더라’ ‘알려졌다’ ‘전해졌다’로 문장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으며, 사실인지 아닌지 어질러 놓는 속성이 사설 정보지인 찌라시의 말뜻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발생한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사고 때에도 사건 직후 받은글이 사람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훈련장에 있었던 예비군이라고 밝힌 글에는 “확성기로 ‘알라후 아크바르(Allhu Akbar,알라는 위대하다)’소리가 들리더니 마지막 총성이 울렸다”, “강남구 선착순 다섯명!을 외치더니 누워 있는 조원 4명을 쐈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받은글이 나돌았다.

하지만 국방부 조사결과 이같은 받은글은 모두 사실무근으로 판명났다.

김원섭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받은글에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목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반영돼 있다”며 “SNS 발달로 확인되지 않는 정보들이 유통되는데, 걸러지는 장치가 없어 사회 불신을 조장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터넷에서 퍼지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관련한 악성 유언비어를 막기 위해 경찰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1일 “사이버상의 메르스 관련 글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허위사실 유표는 처벌할 수 없지만, 유언비어에 업무 방해나 명예훼손 등 실정법 위반 내용이 포함되면 글 작성자와 유포자를 추적할 수 있다.

가령 특정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으니 그 병원에 가지 말라는 글이 유포됐을 경우 확인 결과 허위로 밝혀질 경우 해당 글을 작성하거나 퍼 나른 사람은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해당 병원이 그런 사실이 널리 퍼져 명예가 실추됐다고 고소하면 명예 혐의도 추가된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허위사실이 재생산되는 것을 발견하면 보건복지부의 의견을 들어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단, 메르스가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글의 허위 여부 판단은 복지부의 몫이라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은 메르스 공포가 진정될 때까지 복지부와 협조해 관련 괴담이 확산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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