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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점 주변 관광버스 불법 주ㆍ정차 대책은?
-단속나가도 주위 한바퀴 돌고 돌아와 효과도 없어
-기사 “단속요원ㆍ카메라 피하며 다니는 것 힘들어”
-서울시 “단속으로 통제 한계…정부차원 대책 시급”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해 1000만명이 넘는다. 관광객이 늘어나는건 반갑지만 서울 도심이 관광버스 불법 주차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은 단체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면세점 주변은 중국 관광객들이 점령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근처 면세점. 면세점 옆에는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이미 관광버스로 만원이다.

한 차선을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어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P턴하는 차량과 시내버스 등이 면세점 주변에 주ㆍ정차된 관광버스를 피해 이리저리 묘기운전을 하며 다니고 있다.

가끔 아찔한 상황도 벌어진다. 한 시민이 길을 건너려다 관광버스에 가려 미처 확인못한 일반 차량과 부딪 칠 뻔했다.

1일 종로구에 따르면 올해 들어 면세점 주변 불법 주차로 단속된 관광버스는 5월 현재까지 70건으로 지난해 총 단속건수 99건의 절반을 이미 훌쩍 넘긴 상태다.

면세점 및 관광지 주변의 관광버스 주차대란은 이미 고질적인 문제다.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또 다른 면세점. 이곳 역시 불법 주ㆍ정차 관광버스가 판을 치고 있다.

길게 늘어선 관광버스가 한 차선을 차지하다시피 하며 하루종일 중국인 관광객들을 내리고 태우기를 되풀이 하고 있다.

불법 주ㆍ정차한 관광버스들이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며 다른 차량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결국 주변 교통흐름에 방해를 하는 셈이다.

게다가 단속요원들의 불만도 이만저만 아니였다.


송파구 신천동에 자리한 면세점. 외국인 승객을 태우는 관광버스 기사와 불법 주ㆍ정차 단속을 나온 요원이 실랑이를 벌인다.

단속요원들은 “단속을 나오면 버스 기사들이 주변을 한바퀴 돌고 다시 돌아와 차를 세운다”며 단속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관광버스 기사들 역시 “면세점이나 백화점들이 몰려오는 관광객들만 생각하고 버스 주차에는 별 생각이 없다”며 “단속 요원과 카메라 피하면서 다니는것도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송파구에 따르면 면세점 주변 불법 주ㆍ정차로 단속된 화물차ㆍ버스는 올해 5월까지 434건이며 지난해에는 총 1744건이 적발됐다.

강남 삼성동 면세점 주변도 다를 바 없었다.

구청으로 쏟아지는 민원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들어오고 있다. 주차단속팀은 “관광버스를 탄천 공영주차장으로 유도하는 공문을 보내도 전혀 소용이 없다”며 “단속 할때만 일시적으로 사라질뿐 불법 주ㆍ정차를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120다산콜센터에 접수된 면세점 주변 관광버스 주ㆍ정차민원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5월말 현재까지 109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 또한 작년 한해 접수된 197건의 절반을 넘긴 상태다.

다산콜센터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대한 상습적인 불법 주ㆍ정차로 인해 반복적으로 민원이 접수 되고 있다”며 “일시적인 단속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을 원하는 민원인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서울시 주차계획과 관계자는 “패키지 관광으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늘지 않는 한 대책에 한계가 있다”며 “단속으로 통제가 가능한 수준을 넘어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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