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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준 - 블래터 정면충돌... "사임해야 축구산다"
[헤럴드경제]‘부패 스캔들’이 불거져 위기를 맞고 있는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있는 FIFA본부에서 열린 제65회 정기총회를 통해 또 한 번 회장(5선)으로 뽑힌 가운데, 그와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간 정면충돌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블래터 회장이 FIFA 수장직을 십수년간 역임하면서 ‘월드컵 개최권’등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정몽준 명예회장은 FIFA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블래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反) 블래터’ 진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블래터 회장은 이번에 연임에 성공한 걸 발판으로 부패 청산에 나설 뜻을 밝히고 있어 ‘친(親)블래터-반 블래터’그룹간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되고, 국제 축구계의 혼란도 쉽게 정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블래터 회장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소감 발표 말미에 정몽준 명예회장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또 세상엔완벽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나는 자신감을 갖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믿음을 주면 좋겠다. FIFA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정 명예부회장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이 정몽준 명예부회장을 콕 집어 거론한 건 이유가 있었다. FIFA 회장 선거가 치러지기 직전 정몽준 명예부회장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블래터 회장은 즉각 물러나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한ㆍ영문의 글을 게재한 점을 의식한 것이다.

정 명예부회장의 발언 수위는 상당히 높았다. 그는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서 블래터 회장이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가능한 한 빨리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명예부회장은 “블래터 회장 자신이 FIFA를 개혁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축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블래터 회장이 사임하는 것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명예부회장이 이런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건 블래터 회장이 FIFA를 운영하는 기간 동안 부패가 구조적으로 진행돼왔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저는 블래터 회장과 20년 이상 알고 지냈다. 블래터 회장은 매우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며 “FIFA를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고 막강한 스포츠 단체로 키웠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FIFA는 세계에서 가장 불신받는 단체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의 이같은 판단엔 포르투갈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FIFA 회장에 도전했던 루이스 피구도 동조하고 있다. 그는30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블래터 회장의 연임 성공과 관련, “오늘 취리히는 또 어두운 하루가 됐다”며 “FIFA와 축구, 또 이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라고 썼다.

피구는 “이번 선거는 세계 축구에 대한 책임 있는 자리에 남을 수 없는 사람을 지지한 결과가 나왔다”며 “선거 이틀 전에 불거진 부패혐의는 축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FIFA를 이끌어온 사람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블래터 회장은 FIFA를 이끌 능력이 없다”며 “최소한의 체면을 아는 사람이라면 며칠 내로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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