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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여년 글쓰기를 해온 작가의 마지막 탐색
‘현대문학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는 19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비롯, 전미도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펜포크너 상,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등 노벨상을 빼곤 허락된 모든 상을 수상한 작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 못지 않게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건이 2012년 돌연한 절필 선언이다. “저는 다 끝냈습니다. ’네메시스‘가 제 마지막 책이 될 겁니다.”라는 게 그의 마지막 공식발언이었다.

필립 로스의 마지막 소설 ‘네메시스’는 1944년 여름 뉴어크가 배경이다. 주인공은 23살의 ‘놀이터 감독’ 버키 캔터. 키는 작지만 다부지고 운동신경이 뛰어난 버키는 참전의 꿈이 시력 탓에 좌절되자 크게 낙담하며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한다. 그러던 중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마비시키는 폴리오가 유행하고 도시 전체가 불안과 공포에 전염된다. 버키는 여자친구 마샤의 요청으로 마을을 떠나지만 이내 후회한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두려움의 한 복판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신의 가혹함에 저항하지만 화살은 자신으로 향한다. 가혹한 의무감, 병적인 죄책감, 엄격한 선에 대한 집착은 버키를 무너뜨린다. 50여년 간 글쓰기를 해온 작가의 마지막 탐색인 셈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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