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경매 물건수가 2008년 7월 이후 8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수도권 한 경매법정 모습 |
경매 시장에서 아파트를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입찰할 대상은 계속 줄고 있다.
2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28일 기준) 수도권에서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944건으로 2008년 7월(939건) 이후 처음으로 1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만 따지면 253건으로 2008년5월(247건) 이후 처음으로 300건 이하로 내려갔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일반적으로 매매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면 채권자들이 보다 높은 가격에 처분하기 위해 경매 처분을 미루거나 매매를 통해 팔려고 한다”며 “최근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경매시장에서 물건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매 물건 수는 급감했지만 응찰자수는 여전히 많다. 이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건별 응찰자수는 평균 8.6명으로 지난 한해 월별 평균(7.9명)보다 많다. 올해(1~5월) 월별 아파트 건당 응찰자수는 평균 9.4명으로 지난해보다 1.5명 정도씩 많아졌다.
입찰할 대상은 줄었는데 경매에 참여하는 응찰자수는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쟁이 치열해지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올라간다. 이달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90.4%로 전달(89.6%)보다 높아지면서 다시 90%를 돌파했다.
특히 응찰자가 대거 몰리고 낙찰가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물건은 주로 중소형 아파트다. 이달 19일 서울중앙지법 경매3계에서 경매가 진행된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59.9㎡형은 20명이나 응찰해 낙찰가율이 98%(감정가 4억2200만원, 낙찰가 4억1325만원)를 기록했다. 26일 인천법원 부천지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원미구 상동 라일락마을 59.9㎡형은 31명이나 몰려 낙찰가율이 101%(감정가 3억원, 낙찰가 3억348만원)나 됐다.
강은현 소장은 “경매 물건수가 줄고 있다는 건 응찰할만한 물건이 그만큼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시장이 과열됐을 때는 당분간 좀 지켜본 후 입찰에 나서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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