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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 이통 등장 무한경쟁 돌입…기존업계‘출혈경쟁’우려
제4 이통 2017년부터 서비스 시작…기존 3사보다 저렴한 LTE 상품 출시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등장한다. 또 선발 사업자의 요금 경쟁을 발목잡던 사전 인가제가 폐지된다. 다수의 경쟁 통신사가 치열하게 싸우는 경쟁 시장의 틀을 갖추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체감 통신비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기존 이통 사업자들은 한정된 시장에서 출혈 경쟁이 일어날 경우, 5G 투자 여력이 급감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하소연했다. 케이블TV 업계 등 제4 이통 후보군들은 초기 진입 장벽이 낮아진 점에 높은 평가를 매겼다.

2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 관련 당정협의’. 정부측에서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및 관련 실ㆍ국장, 새누리당에서는 원유철 정책위 의장,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박민식 간사 등이 참석했다. 사진은 회의중 원유철, 홍문종, 박민식 의원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고 있는 모습.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제4 이통 올해 안에 탄생한다=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연말까지 결정된다. 정부는 늦어도 9월 말까지 주파수 할당 공고 및 신청과 접수를 받고, 연말까지 사업자를 최종 선정, 발표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에게는 2.5㎓, 또는 2.6㎓ 대 40㎒ 대역폭의 주파수가 우선 배분된다.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 국토의 25%를 시작으로, 5년동안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까지 준다. 대신 이 기간 선발 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신규 사업자에게 로밍용 망을 빌려주도록 했다. 제4이통 사업자는 초기 망 구축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바로 전국단위 서비스 개시가 가능토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2017년에는 제4 이통 사업자의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도 가능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장비 가격, 또 정부의 접속료 우대 등 차등 규제까지 감안하면, 기존 이통 3사보다 저렴한 LTE 상품 출시도 어렵지 않다.

미래부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높은 점유율과 이통 3사간 높은 수익성 격차와 시장 집중도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의 시장은 경쟁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제4 이통 사업자의 미꾸라지 효과를 기대했다.

4이통을 준비 중인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결정에 의미있는 평가를 내렸다.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곧바로 기존 사업자들과 유효한 경쟁이 가능해야만 제4 이통의 지속적인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입장이 대폭 반영됐다는 것이다.

반면 기존 이통 3사는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이통 시장이 매출 측면에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또 영업이익은 수년 째 감소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런 상황에 신규 사업자까지 들어온다면, 4개사 모두 출혈 경쟁으로 생존을 위해 미래 투자를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요금인가제 폐지, SKT 날개 될까=1위 사업자의 발목을 잡았던 요금 인가제도 마침내 폐지된다. 선두 사업자가 신규 요금제 출시를 위해서 2달 정도 신고 기간을 갖는 동안, 후발 사업자들이 비슷한 시점에 똑 같은 구조의 요금제를 출시, 이통 시장의 담합 효과를 가져왔던 요금 인가제가 마침내 사라지는 것이다.

미래부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인가제를 폐지하고 모든 사업자에게 신고제를 적용하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경우 지배력 남용 및 요금인상 가능성 등 부작용이 해소된 이후 효력이 발생하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행 2달가량 걸리던 SK텔레콤의 새 요금제 출시 기간이 약 2주정도로 단축되면서, 본격적인 차별화된 요금 출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SK브로드밴드의 100% 자회사화를 통해 유선 상품과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한 요금제 출시도 가능해진 점이 고무적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등 후발 사업자들은 ‘비대칭 규제’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점을 아쉬워했다. 점유율 50%를 가진 SK텔레콤이,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 정책을 펼칠 경우, 이를 방어할 만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위기감이다. 과거와 같이 단말기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것 또한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SK텔레콤과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요금 경쟁을 펼칠 경우,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적자 전환까지도 올 수 있다는 한숨섞인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 시장이 본격적인 다자 경쟁 구도로 접어드는 신호탄”이라며 “과거와 같은 인위적인 시장 개편 개입이 없다면, 경쟁 강화에 따른 통신비 인하 효과는 단계적으로 가시화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래부 관계자도 “이번 계획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이동통신시장 경쟁이 보다 활성화되며, 통신요금도 시장 자율적으로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LTE 생태계 등 국내 이동통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융복합 산업 등 신산업 창출을 촉진하는 등 ICT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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