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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일간의 ‘백수오 파동’이 남긴 것
[헤럴드경제=서경원ㆍ배두헌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6일 백수오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끝으로 35일간의 백수오 파동이 일단락됐다.

하지만 조사 결과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 중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진짜’ 백수오는 5%에 불과한 것으로 나와 충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엽우피소 성분이 들어갔거나 혼입 가능성이 있는 나머지 95%의 제품을 그냥 먹어도 되는지를 놓고 다수의 소비자들은 패닉 상태다.



식약처는 여전히 이엽우피소 혼입 제품을 섭취해도 인체 유해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안전성 여부가 이슈화된 만큼 독성시험은 실시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으로선 독성시험에 들어간 성분을 마음 편히 먹을 순 없는 노릇이다.

중국 난징 철도의과대학 논문에 따르면 이엽우피소에 간독성 및 신경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식약처와 한국독성학회는 실험 절차 등에 있어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이사는 “이엽우피소가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 확언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이엽우피소가 안전하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식약처는 이엽우피소의 독성과 부작용에 대한 보고서 등을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보지만 식품의 경우 국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독성학회도 독성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섭취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이번 백수오 사태를 거치면서 식품의약품 관리·감독 당국인 식약처의 무능이 고스란히 드러나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됐다는 지적이다.

백수오 원료공급업체인 내류철엔도텍의 원료에 가짜 성분인 이엽우피소가 들어있는 것을 자체 검사에선 걸러내지 못하고 한국소비자원이 문제를 제기한 뒤에야 재검사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소비자원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 소비자들은 식약처만 믿고 계속 가짜 백수오를 섭취했을 판이다.

소비지원의 문제제기 이후에도 이엽우피소가 들어있는 제품을 먹어도 되는지를 놓고 우왕좌왕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2월 식약처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거센 반발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오락가락한 입장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더 증폭시켰다.

결국 식약처는 재조사에 들어가 내츄철엔도텍 제품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두달 전의 입장을 스스로 뒤집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사태 수습과정에서 책임지는 자세보단 애매한 ‘화법’을 보이면서 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또 식품의약품 안전의 ‘콘트롤 타워’인 식약처가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백수오 사건이 이어지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 사건이 과열된 마케팅 경쟁이 만든 건강기능식품 만능론에도 경종을 울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백수오 열풍도 미처 효능이 정밀하게 입증되기도 전에 홈쇼핑의 ‘쇼닥터’ 등의 포장과 광고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인 일반 국민들도 식습관 개선과 지속적인 운동보다 입소문 난 건강기능식품에만 목을 매온 상황이 사태를 더욱 키우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식약처는 백수오 제품 20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엽우피소 성분 미검출 제품 10개, 검출 제품 40개, 혼입 여부 확인불가 제품 15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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