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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경필 ‘연정’뒤에 가려진 그녀의 눈물..누가 그녀를 울렸나?
[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기자]운다. 또 운다. ‘그억그억’ 소리내며 운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도 또 눈물이 나온다. ‘어제‘ 그렇게 경기도청에 근무했던 임기제(계약직)공무원 A씨는 떠났다. 경기도에 근무한지 5년. A씨는 정든 직장을 뒤로 한채 떠나야만 했다. 그녀는 도청을 떠난다는 인사를 하기위해 주변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차마 말을 잇지못하고 또 울었다. 서러웠다.

‘오늘’은 B씨의 차례다. A씨와 B씨는 바로 옆자리 오랜 동료다.  모두 임기제 공무원이다. 임기제공무원은 계약직 공무원과 같다. 최근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B씨는 2년전 임기제 공무원으로 첫 근무를 시작했다.그녀는 최근 C과장이 불러 계약 연장이 안된다는 ‘날벼락’ 통보를 받았다. 통상 2년이 지나면 한번 더 연장해주는 관행을 믿었던것이 큰 잘못이었다. B씨에게 말을 꺼낸 도청 과장도 공모가 시작되기전 사전내정설이 나돌았던 인물이었다. B씨는 이날 충격적인 애기를 하나 더 들었다. B씨는 “앞으로 이 사무실에 6명이나 더 필요하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순식간에 이 말은 ‘데스노트’가 돼버려 살생부로 도청에 퍼져나갔다. 공교롭게도 이 사무실에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 임기제 공무원은 6명이었기 때문이다. 남경필 경기지사 취임후 이 사무실에서만 나간 임기제 공무원은 5명이나 된다. 현재 이 사무실은 전체 17명중 9명이 임기제ㆍ시간제 공무원이다. 이들은 안절부절이다.

전쟁이 끝나면 ’점령군‘이 하나 둘 씩 자리를 차지한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저잣거리 비켜라, 점령군 나가신다’라는 애기는 옛날 애기가 아니다. 지금도 경기도청에서 ‘진행형’이다. 하지만 임기제 공무원들은 젊고 패기넘친 남 지사는 다를거라고 굳게 믿었다.

혁신을 주창했고 도청 공무원들에게 희망을 줬다. ‘혁신’은 ‘뭔가 다를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때로는 ‘환상’마저 주는 용어다. 공무원들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남 지사를 따랐다. 심지어 남 지사가 가족 문제로 신음하고 고통을 받았던 참담한 시절, 을지훈련 지하벙커를 돌때 “지사님 힘내세요”라고 모두 응원하고 박수쳤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하나 둘씩 소리없이 사라지고있다.

남 지사는 취임초 ‘공무원들이 신나는 도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은 믿었다. ‘혁신도지사’라는 아이콘이 붙었고 연정을 시도하면서 정치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됐다. 임기제 공무원들도 힘을 보탰다. 그들도 공무원이다. 남경필 연정은 시즌 1, 2를 거치면서 진화중이다. 사회통합부지사에 야당 출신이 임명됐고, 지자체 간 연정, 광역자치단체간의 연정도 시도됐다. 한국 정치계가 그를 주목했다.

하지만 ‘화려한’ 연정 뒤에 정무라인, 임기제 공무원들의 통곡 소리는 끓이지않고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때 재임했던 이들은 매일 사표를 가슴에 품고 출근한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임기제 공무원들은 임기가 끝나면 연장이 되지않을 까봐 늘 불안에 떨고있다. 사회에서 신음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다를바 없다. 그들의 통곡과 절규는 도청 속에서 새로운 ‘원한’을 잉태하고있다.

그녀에게 ‘우매한’ 질문을 던졌다. “연정을 성공시킨 남 지사가 다음번 선거에서 나오면 표를 주겠냐”고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NO’였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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