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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계열사 1분기 구조조정 거셌다
전자 임금동결 초강수 속 실적부진 계열사 슬림화 박차
물산 등 4곳 1000여명 감원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올 1분기에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올해 임금 동결이라는 초강수를 둔 데 이어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계열사들이 조직과 인력 슬림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금융계열사에서 시작돼 전자계열사로 확대된 군살빼기는 올해도 가속화될 양상이다. 삼성그룹 측은 지난 3월 “각 계열사가 판단해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있는 곳은 계열사별로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22일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4개사는 1분기에 총 1000여명을 감원했다.

감원 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에만 373명을 감원했다. 이는 건설부문인원의 5%에 달하는 숫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실적은 호전됐지만 부동산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주택사업을 축소하면서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건설경기침체가 이어지자 비용절감을 위해 올초부터 과장급 이상 수백명에게 희망퇴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분기 추가감원, 매각· 합병설도 솔솔 나오고있다.

삼성중공업과의 합병 재추진설이 나도는 삼성엔지니어링에서는 올 1분기 직원 169명이 회사를 떠났다. 전체 직원의 3%에 달하는수치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직원 700명 가량 줄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작년말 기준 8255명이었던 본사와 지사·법인 인력이 올연말까지 75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신 퇴직과 인력재배치 등 일상적인 인력운용 효율화 작업선상에 이뤄질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자계열사 중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 SDI가 1분기 각각 직원 290명, 176명이 줄었다. 이미 삼성SDI는 지난해 9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사업을 정리하면서 200명에게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경영효율화를 위해 지난해말 전지 부문과 소재 부문을 하나로 모아 중복된 조직도 합쳤다. 그룹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은 삼성디스플레이도 TV와 모바일용으로 분리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조직을 통합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양사는 “퇴직, 계약직 인력의 계약 불연장, 인력재배치 과정상 퇴사 등으로 인한 자연적인 인력감소를 유도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최근 계열사별 인력감원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삼성그룹의 군살빼기와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갤럭시 쇼크’로 삼성그룹 전반에 위기설이 감돌자 계열사별 성장동력을 재정비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이는 최근 몇년동안 호황을 누리면서 비대해진 조직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정리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올해 계열사별 실적 개선여부에 따라 조직통합과 재배치, 감원 등 조직슬림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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