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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관광경쟁력, 일본은 뛰고 중국은 날고 있는데…
한국의 관광 경쟁력이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놓은 ‘2015 여행·관광 경쟁력’ 보고서는 그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국은 종합경쟁력에서 29위에 랭크, 2013년에 비해 4단계나 떨어졌다. 특히 물가와 호텔 숙박료 등을 평가한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전체 대상국 141개국 중 109위를 기록해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사업환경부문 평가에서도 69위로 중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다. 관광을 경제활성화의 단초로 삼겠다는 정부 전략이 부끄러울 정도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류 바람몰이로 요우커들의 관광이 늘고 그 덕에 화장품 등이 잘 팔린다는 자의적인 긍정 평가에만 사로잡혀 있었다. 그 민낯이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우물안 개구리가 따로 없다.

더 답답한 것은 우리가 후진하는 사이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관광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종합경쟁력이 30계단이나 상승하면서 17위에 올라 불과 2년 사이에 한국을 완전히 제쳤다. 일본 역시 9위에서 두 단계 뛰어 스페인 등 유명 관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까지 올랐다. ‘기는 한국, 나는 중국, 뛰는 일본’ 현상이 관광업에서도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이후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일본의 외국관광객수가 한국을 추월했고,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역시 한국 관광 위상 추락의 단면들이다. 한류 관련 아이템 말고는 갈 곳도, 볼 곳도 없고, 사는 물건도 저렴한 화장품이나 옷 등에 집중되다보니 당연한 결과다.

관광 한국을 위한 대대적인 수술과 전략 재편이 절대 필요하다. 우선 한류 의존적인 관광객 유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업계 내부 협의를 거쳐 호텔 등 숙박 시설 요금을 조정해 인도네시아나 중국, 대만 등에 크게 밀리는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도 급하다. WEF의 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사업 환경부문에서도 개혁적 규제 완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값싼 숙박시설에 잠을 재우고 싸구려 쇼핑을 강요하는 업계의 출혈 경쟁과 옵션 관광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관행이 지속되는 한 관광대국은 요원하다. 이번 조사에서 정보통신기술(5.97점)과 보건·위생(6.36점)에서 각각 11위와 16위로 상위권에 랭크된 건 수확이다. 그 매력과 장점을 충분히 살려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면세점이나 확대하는 얄팍하고 단편적인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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